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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불도

비 오는 날의 꽃에 대한 단상 폭염, 폭우, 코로나. 가뭄, 무더위로 전국이 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린다는 것이 어쩐지 죄송스럽습니다.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제 처음에는 영산강의 새벽하늘과 새벽달의 모습만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어 조금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진 몇 장 추가했지요. 블로그에 올릴 사진과 글은 밀려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물난리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은데 관매도나, 유달산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마침내 목포에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새벽까지는 오지 않았는데 조금은 올 것 같습니다. 어제 살짝 내밀다 들어간 달을 보면서 비를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물었습니다. 적당히 내려야 할 건데 ‘적당히’가 문제입니다. 인간은 자.. 더보기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일출을 본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이번 블로그 제목을 이렇게 잡았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일출을 본다’ 어제는 9시에 잠들어 자정에 일어났습니다. 사진을 결정하고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고 사진과 글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에투슈 총장과의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그분은 평소에 저를 ‘상만치크’라고 불렀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친밀한 사람에게는 이름 뒤에 ‘치크’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릅니다. 오랜만에 나불도 새벽 여행을 단행했습니다. 5시 2분에 첫 사진을 찍었습니다. 반달입니다. 영산강을 따라 하늘과 호흡하며 새벽의 여명을 담았습니다. 그림이 가장 좋을 만한 곳까지 걷습니다. 은적산 정상에 붉은 기운이 솟아오릅니다. 마침내 일출이 시작됩니다. 5시 43분입니다. 여러분이 잠든 사이 세상은 아름답게 피.. 더보기
체호프, 벚꽃동산, 목포 한국 근대극과 현대극의 선구자 김우진과 차범석을 배출한 도시 목포. 목포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나는 내 고향 목포에 대한 나름의 부채를 안고 있다. 서울과 광주에서 작품 활동을 접고 목포에 내려온 연유도 거기에 있다. 두 거장 말고도 목포는 연기자 김성옥, 김길호, 연출가 정일성과 극작가 김창일을 배출한 도시다. 그렇지만 현재 목포의 연극 수준은 서울이나 대도시에 비교하면 낙후되어 있다. 작년에 입암산 자락에서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체호프의 희곡 을 떠올렸다. 물론 연극의 분위기는 분명 다르지만, 연극 이 목포에서 상설 공연되는 꿈을 꾸었다. 입암산 근처에 문화예술회관이 있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젊은 배우들을 길러내고 기성 연극인들을 재훈련시키고, 원로배우들을 초청하여 상주시킨.. 더보기
나불도(羅佛島)의 겨울 나불도(羅佛島)의 겨울 아득한 옛날 바다에 떠 있을 때 나한(羅漢이 피안(彼岸)을 묻고 부처(佛)가 섬이라고 답했다. 고려 강에 떠 있을 때 충렬왕이 꽃을 묻고 후궁(後宮)이 능소화라고 답했다. 그리고 또 고려 바닷물이 빠질 때 왜구가 바다를 묻고 장군이 강이라고 답했다. 조선 강물이 빠질 때 왕씨(王氏)가 땅을 묻고 이씨(李氏)가 국(國)이라고 말했다. 60, 70년대 강해(江海)가 하나였을 때 땅이 김장을 묻고 섬이 배추라고 말했다. 엊그제 육지가 되었을 때 바다가 물을 묻고 강이 똥이라고 답했다. 오늘 해가 멀리 도망갈 때 새가 시간을 묻고 내가 석양이라고 답했다. 내일 다시 날이 밝을 때 내가 역사를 묻고 해가 꿈이라고 답할 것이다. 해는 지고 외로운 새 한 마리 어디서 왔느뇨? 어디로 가느뇨? 더보기
나불도 설경 어제(27일) ‘유달산 설경’을 올리면서 하루 방문자 수가 1,500분 이상이 될 거라는 예견을 했습니다. 예감이 적중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예상을 초월했습니다. 어제 하루 1,734분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눈(雪)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움을 줍니다. 어떤 사물과 어울려 그 사물의 아름다움을 배가시켜 줍니다. 유달산의 설경은 어둠이 올까 봐, 아내가 지루해할까 봐 서둘러 촬영했습니다. 또 다음에 더 많은 눈이 내리면 다시 찍겠다는 계산이 있어 욕심을 부릴 수 없었습니다. 오늘 사진은 작정하고 찍었습니다. 제 사진의 장점이 있다면 구도가 좋다는 점이죠. 제가 연출한 연극을 보고서 ‘그림이 좋다는 말’을 합니다. 각 장면의 상황에 맞는 배우들의 움직임은 물론, 무대장치와의 조합과 배치에 신경을 씁니다. 미.. 더보기
영산강과 월출산의 정기 보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무척 추워졌습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저녁입니다. 토요일 새벽 수원에 갔다가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목포에서부터 광주, 전주, 대전, 천안, 수원까지 올라가는 길은 안개와 미세먼지가 앞을 가렸습니다. 제가 추진하자고 하는 일에 문중 이사님들이 만장일치로 찬성을 해주셨습니다. 문중의 문화자원과 소유자산이 지역, 사회, 국가와 미래로 이어지는 성공적 사례를 창출하는 일에 매진할 각오입니다. 오늘 새벽 주룡나루, 무영교(務靈橋), 나불도를 거쳐 영암 삼호읍 영산강 강둑에서 새벽을 맞이하였습니다. 일로의 청호리와 영암의 월출산이 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입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맑은 정기를 맘껏 받았습니다. 일출 전의 광경 우선 올립니다. 영산강과 월출산의 정기 .. 더보기
나불도 가을 나들이 어제는 종일 날씨가 흐렸습니다. 외국에서 혼자 생일을 맞이한 아들 때문인지 아내의 마음도 밝지 않았습니다. 요즘 바쁜 일정에 아내에게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들이를 함께 했습니다. 장소를 서로 양보하다가 가까운 나불도로 결정했습니다. 흐린 날씨지만 추억의 보따리를 풀다보니 마음만은 쾌청했습니다. 목포로 내려온 후 아내와 많이 다녔던 곳입니다. 나불도의 가을 풍광 공유합니다. 멋진 가을 되세요! 더보기
흰둥이와 검둥이 나불도에 흰둥이와 검둥이가 살고 있다. 흰둥이의 주인은 근처 절의 스님이다. 검둥이는 회센터 주인이 기르고 있는 개였다. 햇볕이 따가운 어느 여름날 오후, 단풍나무 그늘 밑에서 흰둥이와 검둥이가 만났다. 흰둥이가 검둥이에게 하소연하듯 입을 열었다. “요즘 인간들 가관이다!” “더운데 열 받지 마. 뭔데?” “서로 물고 뜯고 난리다. 개판 오 분 전이다.” “놔 둬. 인간들이 원래 그렇잖아. 선거철 되면 더 극성이다!” “그런데 말이야, 지네들 싸우면서 거기다 왜 우릴 갖다 붙이지? ” “어떻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흰둥이의 말에 검둥이가 어이없다는 식으로 웃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네 표정을 보고, 그걸 인간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아니?” “개 웃음 친다고 하겠지.” “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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