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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대구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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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프릿 표지

오늘 대구에 갑니다.

 

우리나라의 국공립 공연단체 상임단원들은 1~2년에 한 번씩 실기 평가를 받습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정년을 보장 받는 국공립 공연단체 단원들의 실기 평가는 예술가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좋은 제도이지만, 한편으론 무덤이기도 합니다. 지자체에 반기를 들거나 예술감독의 눈에 거슬리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 외부의 평가위원을 모셔 실기 평가를 합니다. 오늘은 대구시립극단 단원들의 실기 평가가 있는 날이고, 저는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기 위해 대구에 가는 날입니다.

 

대구시립극단과 저의 인연도 벌써 20여년이 넘었습니다. 경기대 재직할 당시에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대구시립극단 단원들에게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강의한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이상원 상임연출자의 초청으로 대구시립극단 단원들과 열심히 뛰고 후한 대접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두 번째 인연은 대구시립극단의 40회 정기공연에 객원연출로 참여했습니다. 대구에 두 달간 체류하면서 제 희곡 <몽키열전(멍키열전)>을 직접 연출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일반 연극인들이 소화하기 힘든 실험극입니다. 곡예에 가까운 몸놀림과 신체언어를 구사하는 연극인데, 대구시립극단 단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입니다.

 

대구시립극단과의 두 번째 인연은 당시 예술감독이었던 최주환 연출자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최 연출가는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했는데 그때 제 강의를 들었던 원생이었습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대구시립극단의 여러 평가와 심사에 여러 차례 참여해 왔습니다. 그리고 저도 광주시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연극 <달빛결혼식>을 연출하면서 최주환 감독을 화술지도(경상도 사투리)로 초청한 적이 있습니다.

 

앞 블로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연극은 만남입니다. 창조적 만남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그러한 인연이 우리 사회의 병폐인 동서 화합의 좋은 선례를 남겼던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열린 자세가 그 출발선입니다.

 

실기 평정이 끝나면 두 분의 연극인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두 분들이 베풀어 준 대구의 맛집 순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은 임기를 마치고 다른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두 분의 연극에 대한 사랑과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대구시립극단에서 단원들과 땀 흘리며 작업했던 <몽키열전>의 팜프릿을 올립니다. 함께 땀 흘렸던 배우들을 평가해야 하는 저의 운명도 조금은 기구합니다. 공연 사진은 차후에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스타니스랍스키로 시작해서 스타니스랍스키로 마감합니다. 스타니스랍스키가 있었기에 모든 인연이 이루어졌습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현재의 대구는 연극분야에서 전남이나 광주보다는 한 발 앞서 있습니다.  열린 마음이 열린 무대를 만듭니다.  

 

열린 사회가 조직과 지역과 나라의 발전을 촉진합니다. 열린 사고로 세상을 사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공연 사진

 

 

 

 

 

 

 

 

대구시립극단 제40회 정기공연 - 국제뉴스

(대구=국제뉴스) 백운용 기자 = 2017년 대구시립극단은 첫 공연으로 인간세상을 향한 날선 비판을 신체언어를 적극 활용해 재미있게 엮어낸 연극 '몽키열전'을 3월16일-19일 총 4일간 대구문화예...

www.gukjenews.com

 

 

연출가 나상만의 ‘멍키열전’ 대구에 상륙 - 서울포스트

 

www.seoulpost.co.kr

 

2022년 11월 18일 영산강 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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