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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창조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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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의 영어 저서

내 인생의 좌우명이 창조적 만남이다. 저서를 지인들에게 증정할 때, 책 속표지에 창조적 만남을 위하여라는 첫 문구를 항상 쓴다. 또 외부 특강을 할 때도 창조적 만남이란 주제를 즐겨 사용한다.

 

어제 이종한 감독과 솔과학의 김재광 대표를 광주서 만났고, 하루를 함께 보냈다. 이종한 감독은 최근 출간한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의 편저자이고, 김재광 대표는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사장이다.

 

나는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 산파 역할을 했다. 이 책의 원고를 밑줄을 그어가며 칼질을 했고, 연기용어를 수정했다. 그리고 편저자와 출판사 대표를 연결하여 원고으로 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감독과는 대학의 선후배로 인연이 되어 스타니스랍스키 신봉자그룹의 일원으로 35년의 만남을 이어왔다. 김 대표는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에서 스타니스랍스키 리더십을 강의할 때 원생으로 만났다. 당시 원생 중에는 사회 지도자급들이 많았는데, 김 대표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종한 감독이 초고를 메일로 처음 보낼 때가 작년 9월로 기억한다. 자연과 벗 삼아 행복을 낚고 있는 나에게 자신의 원고를 감수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추켜세우는 바람에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사서 고생을 한 셈이다.

 

600쪽이 넘는 책의 원고를 검토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러시아 원서와 영어본을 비교하며 수없이 메일을 보내고 다시 받기를 반복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한동안 손을 놓았던 연극에 대한 열정이 솟구쳐 밤을 설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가 연기용어를 수정하는 작업이었다. 3권의 영어본에 의존해 온 편저자가 고집(?)을 부릴 때는 감수자라는 내 이름 석 자를 빼고 싶을 정도였다. 편저자가 목포로 두 번이나 내려오시지 않았다면 아마도 우린 결별했을지도 모른다.

 

이 감독은 방송국에서 고집이 세기로 유명하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신념이며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방송을 타고 성공한 작품이 <왕룽일가> <연개소문> <토지> <압록강은 흐른다> 등이다.

 

연기를 말할 때나 스타니스랍스키를 논할 때는 나도 양보가 없는 사람이다. 한국의 연기교육을 개척해왔고, 스타니스랍스키 저서의 영어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연기 교육자로서 나름의 자긍심을 갖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은 그러한 나의 열정이 담긴 책이다. 어제 이 책의 편저자와 출판사 사장과 함께한 조촐한 술자리에 동신대 차두옥 명예교수가 동석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자리에는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이 참석하여 책의 출판을 축하해 주었다.

 

감수자의 글을 보낸 지 꼭 9개월이 지났다.  출판을 약속했던 회사가 돈이 되지 않는다고 책의 출간을 계속 미뤘다. 답답한 내가 '솔과학' 김재광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국에 꼭 나와야 할 책이라고.

 

콘스탄틴 세르게이비치 스타니스랍스키!

그의 이름도 몰랐던 출판사 대표가 이제 스타니스랍스키의 신봉자가 되어가고 있다. '창조적 만남'이 이룩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발걸음이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다. ‘창조적 만남은 개인의 만남은 물론,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종한 감독의 저서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이 이 땅의 배우들에게 진정한 연기의 세계를 안내할 지침서가 되길 소망한다.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의 러이사어 저서
이종한 편저, 나상만 감수의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
이종한 감독, 김재광 대표, 필자 (광주 전일빌딩 옥상)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앞에서, 2022년 11월 16일

<감수자의 글> 참고하세요. 

 

이 땅의 진정한 연기자를 위하여

감수의 말 예술학박사 나상만 이 땅의 진정한 연기자들을 위하여 이종한 감독님이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를 이해하는 데 48년이 걸렸다고 한다. 편저자의 표현처럼 스타니스랍스키는 ‘험준

nsang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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