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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

영산강 불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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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끝자락에서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입니다.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평소 입었던 개량 한복을 다시 꺼내 입었습니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기분 좋은 날씨였습니다. 

일출도 참 좋았습니다. 일몰도 참 좋았습니다. 모든 것이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제 주위에는 온통 아름다운 것뿐이었습니다.

어제 새벽 저를 기다리고 있는 토가리를 보면서 직감했습니다, 오늘 뭔가 이루어지겠다! 직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일출을 보면서 황홀경에 빠졌습니다.

토가리를 보면서 불사조를 떠올렸습니다. 전설 속의 불사조 그 불새가 영산강에 나타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양 전설에는 아라비아 사막에 살고 있다는 피닉스(phoenix), 죽지 않는 새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불사조는 500년을 주기로 자신의 몸을 불태워 죽고는 다시 부활한다고 합니다. 500년이 끝날 즈음 피닉스는 스스로 그것을 알고는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자신을 태워버린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화에도 이 새의 기원이 나옵니다. 신화 속 벤누(Bennu)는 푸른 왜가리 모양이고, 매의 머리를 한 태양신 라의 영혼으로 알려졌습니다. 벤누의 의미는 ‘밝게 빛남’이며 창조주 '라'의 영혼으로서 시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불사조는 새 중의 왕인데도 이슬을 먹고 살면서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집트의 불사조는 크기가 독수리만 했고 빛나는 주홍빛과 황금빛 깃털을 갖고 있었으며 우는 소리가 음악과도 같았다고 전해집니다. 

왜가리 벤누는 전통적으로 이집트의 태양숭배와 관련되어, 떠오르는 해나 죽음 뒤에 오는 새로운 생명의 상징으로 나타납니다. 불사조 이야기는 동방에서 시작되어, 헬리오폴리스의 사제들에 의해 이집트의 태양숭배에 흡수되었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화에서 불사조의 원형이 왜가리였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그 불멸의 불사조가 영산강 새벽에 부활한 것입니다. 제가 토가리라고 부르는 그 왜가리 말입니다.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어제의 영산강의 새벽을 보시겠습니다. 영산강에 부활한 불사조를 보시겠습니다. ‘한 컷으로 말한다’에서 보셨겠지만, 황홀 그 자체입니다. 

10월의 마지막 주일, 멋지게 보내세요! 불사조에 이어 오후에는 또 하나의 황홀경을 보시겠습니다.  월출산의 가을이 예술입니다.

 

곧 뵙겠습니다. 화팅입니다!

 

 

 

 

 

 

 

 

 

 

 

 

 

 

 

 

 

2022년 10월 29일 새벽

후기:

이태원 사고를 늦게 접했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젊은 영혼들의 부활을 기원합니다.

다음 세상에서 '불사조'로 다시 태어나기를 갈망합니다. 이집트 신화의 벤누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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