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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새벽지기 뭔가를 누군가와 함께한다. 그 일이 창조적인 작업이라면 보람있는 일이다. 더구나 뜻이 맞는 상대라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영산강 끝자락에서 매일 새벽 나를 기다리는 새가 있다. 토가리(왜가리)다. 이 새는 언젠부턴가 나보다 먼저 일어나 새벽을 지키고 있다. 새벽지기인 셈이다. 요즈음은 새벽에 주룡나루보다는 영산강 끝자락으로 자주 간다. 집에서 가깝고 시야도 넓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새벽을 함께할 수 있는 토가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영산강 끝자락에서 새벽을 맞았다. 토가리는 단순하게 새벽을 함께하는 새가 아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 위대한 배우새이다. 연출자의 의도를 알고 스스로 행동선을 긋는 배우들이 간혹 있다. 그런 배우들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등장인물로 살아간다.. 더보기
임인년 첫째 날 일출과 석양 블로그를 올리고 나면 항상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임인년 일출과 저녁노을은 더욱 그랬습니다. 부활한 생명체에 박수를 보냅니다. 작품세계에서도 탄생은 치열한 경쟁을 동반합니다. 일출과 월출은 제가 즐겨 다루는 소재입니다. 제 사진과 글에 대한 느낌을 카톡으로 보내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두 교수님의 글로 제 글을 대신합니다. 일출에 대한 느낌을 보내주신 분은 중앙대학교 음악극과 정호붕 교수입니다. 연극연출가, 특히 음악극 연출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가수 송가인의 대학 스승입니다. "일출은 내 두 다리에 달라붙은 게으름을 떨쳐버렸고, 두 눈의 감각을 예리하게 단련시켰다. 막힌 귀를 열어 역사의 소리를 듣게 했으며 공해에 찌든 코끝에 신선한 바람을 안겼다." 아, 이제야 지난번 선생님에게서 느껴.. 더보기
새벽을 통째로 보내네 1 친구야! 가을이 깊어지고 있네. 목포에 내려오렴. 걸어서 7분이면 일출을 볼 수 있다네. 걸어서 10분이면 석양을 볼 수도 있네. 싱싱한 준치회에 소주도 한잔 걸치고 홍어애에 막걸리도 좋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함께 하늘을 보며 겨울이 오기 전에 술잔을 기울이세! 어제 보낸 세 컷이 아쉬워 새벽 여명과 일출 통째로 보내네. 친구야! 이 가을 향기 함께 나누세! 더보기
새벽 바다 10월 10일 새벽. 선상에서 새벽을 맞이하였습니다. 3시에 낚시를 마치고 장비를 정리합니다. 조타실에서 충전한 휴대폰를 돌려받아 배터리 잔량을 확인했습니다. 4시에 전원 낚시를 마치고 취침에 들어갔습니다. 갑판 아래에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은 코로나와 무관해 보입니다. 선상에는 선장과 저 둘뿐입니다. 선수에는 선장이, 선미에는 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촬영이 무척 어렵습니다. 배의 요동이 심해 그냥 서있기도 힘듭니다. 더구나 바람에 물줄기가 비처럼 쏟아집니다. 앞으로 3시간이 더 지나야 여수에 도착합니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2시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차가운 새벽 바람에 졸음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단지 중심잡기가 힘들 뿐입니다. 5시 20분 여명이 느껴집니다. 그때부터의 장면입니다. 이 이후의 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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