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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까치밥을 아시나요? 내일도 시제가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기에 사진을 미리 올린다. 글은 새벽에 올릴 예정이다. 평온한 밤을 기원한다.지난번 서울에 올라갈 때 대천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옆길로 빠져나왔다. 논둑에 예쁜 나팔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나팔꽃 한 줄기가 감나무를 휘감아 올라 가을 타는 외로운 감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까치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감나무를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금호사 주차장에서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를 보았다. 금호사 주차장에서 주렁주렁 걸린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금봉공 시젯날 대안리 삼강문에 가면서 봉황면 어떤 식당 앞에서 이번에는 정말로 '아버지'를 보았다.처음엔 배가 붉은 새인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까치와 까치밥이다. 봉황면에도 아버지가 계셨다.노벨문학상을 수상한 .. 더보기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그는 유복자(遺腹子)로 태어났다. 유복자는 배(腹)에 남겨진(遺) 아이(子)로,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읜 아이를 말한다. 어머니의 임신 중에 아버지가 사망하면 유복자로 태어난다. 그는 6.25 전쟁 중에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전쟁 전에 결혼하여 딸 하나를 낳았다. 그리고 2년 후에 어머니가 임신하였는데, 그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공산당에게 처형을 당했다, 그의 아버지는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나왔다, 살아있었다면 한가락 하셨을 인물이었다. 지주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토끼같은 아내와 핏덩어리 딸, 그리고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는 유복자 하나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죽임을 당한 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 말고도 그 아버지의 큰형, 또 잠시 처가에 피난 왔던 매형과 함께 공산당과 거.. 더보기
가을, 저녁노을을 보면서 새벽달이 보름달에 가깝다. 오늘은 음력 10월 14일 입동(立冬)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날이다. 어제 세 곳의 시제를 마치고 친족들과 왕산에서 식사를 했다. 오승우미술관을 거쳐 초의선사 유적지 용호백로정에서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커피도 마시고 마지막엔 아내와 함께 꿈섬의 저녁노을을 지켜보았다. 썰물로 드러난 바다와 물길, 저녁노을이 참으로 독특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것은 누구의 덕분인가?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부모님, 부모님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조부모님, 조부모님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증조부모님, 증조부모님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고조부모님......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매년 시제나 제사에 참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상의 산소가 어디에 있는지.. 더보기
향수(鄕愁) 고국. 고향. 듣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단어이다. 거기에 두 단어만 첨가하면 왠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어머니 아버지 ..... .....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고 두 단어만 더 입력한다. 봄 꽃 외국 생활을 10년 이상 했다. 고국의 의미를 조금 안다. 타향살이를 40년 이상 했다. 고향의 소중함을 조금은 안다. 향수(鄕愁) 노스탤지어(nostalgia) 그래도 난 행복하다. 지금 고향에서 살고 있으니. 아니다. 행복하지 않다. 아버님은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대성리의 추모공원에 누워 계신다. 어머님은 막내 여동생 집에 계신다. 시금치 농사 지어 우리 4남매를 모두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보내셨다. 효자, 효녀는 아니지만 대학원은 모두 자력으로 나왔다. 나만 예외다. 석사까지는 부모님이 도왔고, .. 더보기
내가 사랑하는 계절 지난 20일 집안 조카와 함께 증조부님과 고조부님의 산소를 다녀왔다. 이로써 나는 역사와 족보에 기록된 역대 조상님들의 산소 참배를 모두 마쳤다. ‘나의 뿌리 찾기’는 광주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나주, 김제, 무안 일로와 삼향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선조의 단과 묘소는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를 안고 있다. 나주나씨 시조 나부(羅富) 할아버지의 시조단과 직장공파 파조 나원(羅源) 할아버지의 산소가 있는 곳을 우리는 나주나씨 도선산(都先山)이라고 부른다. 나주시 보산동 장흥골에는 웅장한 제각들과 함께 왕릉을 방불케 하는 선조들의 묘소들이 있다. 도선산 입구부터는 일반 차량은 출입이 제한되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우리 문중 단톡방에 매일 시 한 편씩을 올리는 시인 족장이 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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