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새벽지기 뭔가를 누군가와 함께한다. 그 일이 창조적인 작업이라면 보람있는 일이다. 더구나 뜻이 맞는 상대라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영산강 끝자락에서 매일 새벽 나를 기다리는 새가 있다. 토가리(왜가리)다. 이 새는 언젠부턴가 나보다 먼저 일어나 새벽을 지키고 있다. 새벽지기인 셈이다. 요즈음은 새벽에 주룡나루보다는 영산강 끝자락으로 자주 간다. 집에서 가깝고 시야도 넓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새벽을 함께할 수 있는 토가리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영산강 끝자락에서 새벽을 맞았다. 토가리는 단순하게 새벽을 함께하는 새가 아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 위대한 배우새이다. 연출자의 의도를 알고 스스로 행동선을 긋는 배우들이 간혹 있다. 그런 배우들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등장인물로 살아간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