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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의 노래

우리들의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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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끝자락 수변공원

아침 일찍 방문하신 분들을 위해

사진만 먼저 올립니다.

 

잘 아시다피

새벽과 아침은 밖으로 나갑니다.

 

글과 사진은

오전 12시 이전에 수정, 보완됩니다.

 

날씨가 무척 춥습니다.

따뜻한 시간 되세요!

- 새벽 -

우리 사회에서 2등이 설 땅은 좁다. 

 

형제 사이에서도 둘째는 형이 입었던 교복을 물려받았다.  그래도 학교를 다닌 사람은 그것도 감지덕지다. 가난한 농촌에서는 큰 아들만 중학교를 겨우 보냈다.

 

정치권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국회의원 당선자와 낙선자의 경우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1표 차이로 당선되었어도 비서관과 보조관을 거느리며 어깨에 힘을 주고 사는 쪽이 국회의원이다. 반면 낙선자는 빚더미에 바둥거리며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한다.

 

대통령과 낙선자의 권한과 예우는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힘센 수컷 한 마리가 모든 암컷을 독차지하는 맹수들의 세계와 별 다름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만 해맞이를 한다. 그리고 1년 것 다 보았다고 그것으로 끝이다. 경험에 의하면 일출은 날마다 새롭다. 하루하루의 여명이 각기 다르며,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오늘은 계묘년 두 번째 날의 일출 사진이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1등만을 선호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반항이자, 어제를 망각해 버리는 우리 사회에 대한 드러냄의 몸짓이다.

 

마지막 사진은 오늘 담았다. 계묘년 세 번째 날이 두 번째 날을 위로하는 셈이다. '우리'도 존재한다고.

 

2남 2녀의 장남으로 자라왔다. 그만큼  혜택을 더 받았을 것이다. 1살 터울인 남동생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다. 장남의 무게를 느끼며 동생의 글을 그대로 올린다. 이 땅의 둘째와 셋째... 그리고 막내들에게 격려와 위안이 되길 소망한다.  

 

사랑방, 반대감정의 이중주 
나상훈


어릴 적 일하는 아재들이 많았던 우리집
끼니마다 밥상을 두 개씩 차렸다.
하나는 안방의 식구들 밥상,
하나는 사랑방의 아재들 밥상.

막내 여동생이 태어나지 않았던 시절
바로 밑 여동생은 어리니까 빠지고
형과 나 두 형제 중 한 명은 사랑방에서
아재들과 겸상을 해야 했다.

한 명이 아재들과 겸상을 하는 이유는
안방과 사랑방의 밥상에 오르는 반찬에
차별이 없다는 것을 자식을 합석시켜
사랑방에 전달하려는 부모님의 배려였다.

부모님은 거의 내게만 사랑방으로 건너가라 하셨다.
형은 장남이어서 대체로 안방에 남았고
건너가도 그것은 가뭄에 콩 나듯 했다.
속으로 서운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아재들이 늘 말없는 표정으로 위로해 주었다.

아재들은 그런 나를 살갑게 대했다.
식사 때가 아니어도 난 자주 사랑방에 건너갔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겨울철 농한기가 되면
아재들은 사랑방에서 새끼와 볏짚을 엮어서
덕석, 도래방석, 동구미 등을 만들었다.
 
아재들에게 엮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말은 “그런 건 배워서 어따 쓸라고”하면서
아재들은 차근차근 방법을 일러 주었다.
빈도수가 월등히 높은 겸상 상대에게 베푼
일종의 동류의식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이제 고향에 아재들은 계시지 않는다.
아재들과 함께 했던 고향집 사랑방을 생각하면
내게는 늘 반대감정이 양립한다.
겸상을 위해 사랑방으로 밀려난 서운했던 감정과
아재들과의 추억이 가져다 준 행복감의 이중주다.

 

 

 

 

 

 

 

 

 

 

 

2023년 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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