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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항구다

목포문학박람회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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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영녀> 김우진 작/박정희 연출

 

연극 <이영녀>
김우진전집 2권 표지

 

 

 

평화광장 박람회 축하 해양W쇼
김우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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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람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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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10월이 ‘2021 목포 문학박람회로 풍성해졌다.

목포시가 전국 최초로 '문학'이란 주제와 브랜드로 문화예술행사의 지평을 열었다.

 

문학박람회는 목포,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에서 미래 문학의 산실로라는 슬로건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갓바위 목포문학관 일대와 원도심, 평화광장 등 전 지역에서 전시, 행사, 공연 등 109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목포는 전통적으로 문학과 연극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탄생시켰다. 한국 근대극 창시자 김우진, 한국 최초 여성 장편 소설가 박화성,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완성자 차범석, 한국 문학평론 창시자 김현 등 유명 문학인들이 목포에서 출생했거나 활동 무대로 삼았다.

 

어제는 제14회 김우진문학제가 목포문학관에서 열렸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김우진의 문학과 연극을 조명하며 김우진의 콘텐츠를 어떻게 브랜드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목포 출신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주제였으며 내용도 알찼다.

 

종합토론에 들어가면서 김우진연구회 회장인 김성진 교수가 마이크를 나에게 맡겼다. 재야에 조용히 있는 나에게 한마디 하라는 것이다.

 

김우진(金祐鎭)은 내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홍해성(洪海星)과 함께 다루었던 인물이다. 본격적인 연구는 아니고,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의 한국이입 과정을 다루면서 목포 출신이라 더 애정을 갖고 연구했던 인물이다.

 

내가 언급했던 내용을 간략하게 압축한다.

 

일본 신극의 요람 스키지 소극장(築地小劇場)이 있다. 이 극장을 만든 사람이 오사나이 가오루(小山內薰)와 히찌까다 요시(土方與志)라는 사람이다. 오사나이는 스타니스랍스키를 신(神)처럼 생각했고, 히찌까다는 메이예르홀드의 연극에 매료된 독일 유학파였다.

 

이 두 사람이 모스크바예술극장을 모델로 삼고 초기의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으로 배우들을 훈련 시키고, 연극을 만들어 스키지 소극장이 일본 신극(新劇)의 산실이 되었다.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우진은 일본에서 희곡과 평론을 하며 연극 연출도 했다. 홍해성을 일본 스키지 소극장에 소개한 사람이 김우진이다.

 

호남 부호의 아들인 김우진과 대구 출신의 홍해성은 한국에 일본의 스키지 소극장 같은 극장을 만들기로 약속했다. 김우진 집안의 재력은 소극장 하나 만드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김우진이 소프라노 가수 윤심덕과 현해탄(玄海灘)에서 자살을 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연극과 영화, 심지어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우진이 자살하지만 않았다면 한국연극의 판도는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 한쪽 날개를 잃은 홍해성은 귀국하여 분투, 노력했지만 척박한 한국의 풍토는 제대로 연극을 공부한 홍해성에게 기량을 펼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김우진의 유산을 문학적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그 유업을 연극적으로 더 심화시키고, 차범석으로 이어지는 한국연극의 물줄기를 목포시가 브랜드화하고 관광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목포문화예술회관을 목포시립 김우진극장으로 간판을 달리하고, 단원 수에서 한국 최저 수준인 목포시립극단을 재정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김우진연극상이나 김우진연극제하나쯤은 이제 만들어야 한다.

 

   행사 끝나면 기억하지 못할 이름 김우진

   시신도 찾을 수 없어 구천을 헤매는 수산(水山)

   외로운 산속에 초분(草墳) 하나...

 

한국 신극의 두 거봉, 목포 김우진과 대구 홍해성이 100년 전에 굳게 약속한 꿈, 그 꿈을 전라남도나 목포시가 깊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목포는 항구다.

   그렇다.

 

   목포는 예향이다.

   아직 아니다.

 

목포 출신으로 목포에 내려온 이유 하나를 또 고백한 셈이 되었다.

 

 

   후기:

   행사장에서 대학 교양국어은사님이신 이명재 교수님을 뵈었다.

   지금도 중앙대 명예교수이시며 문학평론을 하신다.

 

   김우진연구회장 김성진 교수의 은사이시며한국문학의 선도자 김우진이란 기조 발제를 하셨다.

 

   머리가 반백이 된 제자의 술자리까지 찾아주시는 스승의 해맑은 모습이 44년 전과 변함이 없다.

 

   더욱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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