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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사랑

체호프의 섬 사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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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 관광열차의 <사할린 섬> 광고

 

안톤 체호프의 <사할린 섬> 한국어판 표지

 

안톤 체호프 동상 옆에서

 

안톤 체호프의 단편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자> 동상 

 

사할린의 가을 하늘

 

체호프 관광열차

 

안톤 체호프의 초상화

 

체호프 관광열차의 심볼마크

 

체호프 극장(원명은 <체호프 명칭 국제연극센터)

 

러시아 여군 장교들과

  사할린에서 3개월 살았다.

  정부에서 지원해 준 돈으로 해외여행을 한 셈이다.

  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모한 2015년 해외 레지던스 작가 문학(희곡) 분야에 선정되어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

 

  사할린은 우리 민족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또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가 백 년 전 방문하여 자신의 문학적 성찰을 이룩했던 곳이기도 하다.

 

  체호프는 사할린에 머물며 그 경험과 공부를 통해, <사할린 섬>이란 유명한 책을 출판하여 사할린을 세계에 알렸다.

 

  사할린은 섬 전체가 체호프로 스토리텔링 되어 있다. 체호프 거리가 있고 체호프 박물관도 있으며 체호프 극장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체호프 마을도 있고  체호프 명칭의 관광열차도 운행하고 있다.

 

  나는 왜 다른 나라, 다른 도시가 아닌 러시아의 사할린을 파견 지원했을까. 한글을 지키며 우리 교포들의 등불이 되어온 새고려신문에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한다

 

  새고려신문은 러시아 사할린 섬의 주도 유즈노 사할린스크에서 발행하는 한국어 신문이었다. 사할린에서 한국어로 발행하는 유일한 신문이었는데, 한글 독자가 줄어 러시아어 기사를 함께 번역하여 게재하고 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1. 한국에서 잘 알려진 연출가라고 알고 있는데, 현지 동포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소개 부탁드립니다. 선생님은 러시아 연극, 그리고 연극 시스템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시죠?

* 모스크바의 연극인들은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제가 모스크바에서 국제 스타니스랍스키 연극재단을 만들고, 스타니스랍스키 연극상을 창설했으며 슈우킨 연극대학의 교수를 역임했으니까요.

 

저는 한국의 중앙대와 대학원에서 연극을 전공했어요. 대학시절부터 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했고 대학원을 마친 후로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출가와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설도 한 편 썼는데, 이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되면서 소설가로 더 알려지게 되었죠.

 

소설이 한참 잘 나가던 1991년 한소가 수교되면서, 제가 꿈에 그리던 모스크바로 유학을 가게 되었죠. 기티스에서 어학을 1년간 공부하면서 소설의 마지막을 '소치'에서 완성했어요, 소설은 모두 5권으로 되어 있는데 한국에서 약 300만부가 팔렸고, 중국과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도 번역되어 베스트 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원래 희곡으로 먼저 발표되어 1000회 이상 공연되었고, 소설의 영향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연극영화과를 선호하게 되어 전국적으로 연극영화과를 우후죽순 창설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한류열풍이 일어나게 되었죠. 이영애, 차태현, 김희선, 장나라 같은 배우들이나 HOT의 문희준, 장우혁 등 가수들도 모두 저의 제자입니다. 우리나라 한류스타의 3분의 2는 제 제자이거나 제자의 제자들이죠.

 

2. 선생님 작품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이 모든 작품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까?

 

* 희곡을 다섯 편 썼어요. <초신의 밤>, <우덜은 하난기라>, <밤을 잊은 그대에게> <박통노통> 그리고 최근의 <멍키열전>. 모두 제 연출로 무대화되어 장기공연을 했습니다. <멍키열전>은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을 상대로 내년부터 다시 장기공연에 들어갑니다.

 

3. 작가님의 희곡 <멍키열전>이 모스크바에서도 공연한 것으로 압니다.

 

* 한국 언론엔 그렇게 소개되었는데, 주인공 배우가 교통사고를 당해 모스크바 공연은 취소되었어요. 원래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계획되었는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그러나 곧 모스크바 공연이 다시 진행될 것입니다.

 

4. 러시아 말은 아시나요?

 

* 24년 전에 배워 지금은 많이 잊었어요. 특히 미국에서 7년간 살았기 때문에 영어와 러시아가 뒤섞여진 상태죠. 그러나 사할린에서 생활하는 데는 큰 불편은 없어요.

 

4. 왜 사할린을 지원하셨습니까? 그리고 사할린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있나요? 이곳에서 3개월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사할린은 일제의 탄압과 만행에 항거한 독립운동의 터전이었으며, 일제의 강제 징용의 현장으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입니다. 또 문학적으로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가 3개월 동안 체류하여 자신의 작가적 성찰을 이룩한 곳이죠. 이러한 역사적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우리 민족의 아픔과 체호프의 체취를 느끼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왔습니다.

 

사할린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무척 많아요. 첫째는 문학적인 충전. 두 번째는 작품 구상과 집필, 세 번째는 사할린과 한국과의 문화교류의 발판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제가 121일부로 경기대 교수로 다시 복귀하기 때문에 3개월로 일정을 잡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한 3년 체류하고 싶어요. 제가 방랑기가 많은데 사할린이 제 체질에 잘 맞는 것 같아요.

 

5. 오신 지 3주 정도 되었는데 그동안 이미 사할린에서 뭘 보시고,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 지금은 워밍업, 다시 말해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가린 공원 산책, 등산, 쇼핑. 체호프 극장과 박물관을 가보았고, 코르사코프시에 두 번 갔다 왔습니다. 한 번은 망향의 탑과 묘지, 한 번은 사할린 한인 미니 족구대회를 관전하며 동포들을 만나봤습니다.

 

유즈노 사할린스크에서는 동포 노래자랑, 사할린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도 관람했습니다. 또 사할린 '해방의 날' 행사에도 참여했고, 사할린 강제동원 한인 희생자 유골 봉환 추도 및 환송식에도 참여하여 헌화했습니다.

 

6. 사할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 한국 사람들은 사할린하면 춥고 어둡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어요. 저 역시 그랬었는데 전혀 아니에요. 환상적으로 아름답고, 러시아의 문화와 예술이 그대로 숨 쉬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에요. 전 세계의 많은 도시를 가봤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가 흔하지 않아요. 정말입니다. 돈 벌면 꼭 사할린에 별장 하나 마련해 매년 방학 때는 사할린에서 보낼 꿈을 꾸고 있어요.

 

어제 방송국 드라마 PD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작품료를 선불로 줄 터이니 사할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 하나 부탁한다고요. 꼭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할린의 아름다운 자연을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한류 팬들에게 각인시켜 많은 사람들이 사할린을 방문하도록 할 것입니다. 분명 약속합니다. <사할린 연가> 기대하세요.

 

7. 저희 신문을 통해 동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 우리 민족은 일본문화의 기틀을 만들어 준 가무민족이며,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기마민족입니다. 가무민족의 예술성과 기마민족의 역동성이 오늘의 한류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제 세계는 문화전쟁의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한국인의 긍지를 갖고 우리의 문화영토를 확장하는 작업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언젠가 나올 저의 책과 체호프 극장에서 공연될 제 연극을 꼭 보시기 바랍니다.

 

사할린을 사랑합니다. 러시아의 문화와 예술을 사랑합니다. 사할린 동포를 사랑합니다. 사할린의 자연을 사랑합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책과 드라마와 연극으로 담겠습니다. ! 기대하셔도 됩니다.

 

8.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참고로 저는 러시아의 문학과 예술을 사랑합니다. 특히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를 존경합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 유학을 갔었고, 그에 대한 연구로 러시아 국립예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타니스랍스키 명칭의 학교를 한국과 미국에 세웠습니다.

 

한국은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이 가장 완벽하게 소개된 나라입니다. 사할린과 한국을 잇는 다리가 되어, 양방향으로 흐르는 문화교류에 앞장 서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가을이 왔다. 완연한 가을 날씨다.

5년 전, 가을을 사할린에서 보냈다. 꼭 3개월을 살았으니 가을을 통째로 그 곳에서 보낸 셈이다.

사할린 한국어교육원 장원창 원장과 새고려신문사 배순진 사장도 보고 싶다. 순박한 러시아의 사람들과 동포들이 그립다. 

 

사할린에서의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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