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재필

모란과 영랑 꽃을 특성화하여 스토리텔링하고 관광과 연결시킨 가장 성공적인 고장이 강진이 아닐까. 물론 영랑이라는 시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인의 작품은 이제 백일장, 시 낭송회로 이어지고 공연예술이라는 총체극으로 승화되어 문화예술의 꽃으로 활짝 피었다. 그 중심에 임재필이라는 연극연출가가 있다. 임재필. 그는 내가 아끼는 제자 중의 한 사람이다. 스승과 제자로 만나 30여 년의 인연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가 만든 연극을 보기 위해 최소한 1년에 세 번 강진에 간다. 이번에는 그가 배우 겸 연출가 강만홍 교수, 연극평론가 심재민 교수와 나를 함께 초대하였다. 우리는 강진에서 1박 2일의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영랑 생가를 중심으로 한 모란의 아름다운 모습을 올린다. 비가 내린 첫 .. 더보기
문화예술의 고향 강진 스케치 강진에서 밤 늦게 목포로 돌아왔다. 문화예술의 고향, 강진의 저력을 확인하는 하루였다. 영랑 생가, 세계모란공원, 시문학기념관을 먼저 둘러보고 강진아트홀에서 연극을 관람했다. 한마디로 지역연극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서울연극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작이었다. 깔끔한 무대와 세련된 미장센 그리고 신선한 연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지역연극의 수준을 한 단계 격상시킨 연출가 임재필의 지난 6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었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대사 위주의 연극에서 탈피하여 세련된 음악과 춤이 연극 속에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무대였다.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한 작가 임재필의 과감한 실험 정신도 돋보였다. 역사와 문학적 상상력의 경계에서 고심하는 작가의 면모도 읽을 수 있었다. 다만 김구의 무대 등장은.. 더보기
봉수산 매화는 말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긴 시간의 단위는 무엇일까. 불교에서는 겁(劫)으로 표현한다. 천 년에 한 번씩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집채만 한 바위를 옷깃으로 한 번 쓸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데, 그걸 반복해서 그 바위가 모래알만 해지는 시간을 일 겁이라 한다. 상상을 초월한 긴 시간이다. 범만경(梵網經)에서는 사람의 인연을 겁(劫)으로 설명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다. 현세에서 소매 깃을 스치는 인연은 오백 겁, 한 나라에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일천 겁, 하루를 동행하기 위해선 이천 겁, 한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선 삼천 겁, 같은 고향에서 태어나기 위해선 사천 겁,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기 위해선 오천 겁, 하룻밤을 같이 자기 위해선 육천 겁, 형제가 되기 위해선 칠천 겁,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팔천 .. 더보기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