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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매화, 시(詩)를 만나다 어제 초의선사 유적지에 다녀왔습니다. 설중매가 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청매화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만 홍매화는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이제 초의선사의 뜰에 문화의 꽃이 피어야 합니다. 매화가 시(詩)를 만날 차례입니다.매화송(梅花頌) 조지훈 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은 싫지 않다 하여라 매화 사랑 김남조 새봄의 전령 매화가 피었습니다. 매화는 첫새벽 샘물 위에 이슬 설픗 얹히듯이 고요히 피어납니다 매화는 꽃이면서 정신입니다 눈 그치면 꽃 피자 꽃 피자고 스스로 기운 돋우는 .. 더보기
겨울꽃 - 눈꽃 - 동백꽃 어제에 이어 압해도의 겨울꽃 축제 동백꽃 사진을 올립니다. 이 사진과 함께 세 편의 동백꽃 관련 시를 소개합니다. 강은교 시인의 시를 포함해서 이제 4편의 동백꽃 시를 소개했습니다. 앞으로 몇 편 더 소개할 예정입니다. 분명한 의도가 있습니다. 곧 축제에 대한 평가와 제안의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오늘은 시와 함께 겨울꽃, 눈꽃, 동백꽃을 음미하시면 됩니다. 동백꽃 정연복 붉은 핏덩어리 같은 동백꽃 꽃말을 오늘에야 뒤늦게 알았다. '그대만을 사랑해' 그래 사랑이었구나 단 한 사람을 위해 온 마음 모아 살았기에 저리도 붉게 저리도 뜨겁게 활활 불꽃 되었네. 동백 피는 날 도종환 허공에 진눈깨비 치는 날에도 동백꽃 붉게 피어 아름답구나 눈비 오는 저 하늘에 길이 없어도 길을 내어 돌아오는 새들 있으리니 살아.. 더보기
봄까치꽃 단상 봄까치꽃/ 이해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 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며칠 전부터 수변공원 둑에서 눈여겨보던 꽃이 있다. 아기 손톱만큼이나 작은 이 꽃이 내 눈에 들어왔다. 사진을 찍고서 ‘다음’에서 꽃 이름을 검색해보니 참 민망하다. ‘개불알풀’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나름 문자를 써서 구낭초(狗囊草)라고 불렀는데, 복잡한 사연과 문제가 있다. 개불알풀은 아직도 청산하지 못한 일제의 잔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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