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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작품 110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어제 월출산의 정상 천황봉에 다녀왔다. 험준하고 가파른 산이다. 그러나 참 아름다운 산이다. 이 아름다운 산에 오르지 못하고 ‘인산(人山)’에 압사한 젊은이들이 있다. 입시에 시달리다 겨우 해방되었는데, 우리 사회의 무능과 병폐에 숨이 막혀 쓰러진 것이다. 슬프다. 원통하다, 화도 난다. 그들의 조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다. 모두가 참사의 전문가다. ‘네 탓이고 내 탓’은 하나도 없다. 자신은 진정한 애국자고 오로지 정의의 화신이다. 이제, 성찰의 시간과 애도의 마음을 갖고 자기 일에 열중하자. 그것이 젊은 영혼들을 조금이라도 평온하게 보내는 길이다. 그들이 자연의 경건함과 아름다움을 ‘저세상’에서라도 보았으면 좋겠다. 도시의 정글에서 보지 못했던 한 줌의 산소라도 .. 더보기
작품 109 아내의 고향 왕산의 초의선사 유적지 앞에 오승우미술관이 있다. 오승우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고 무안군이 건립한 미술관이다. 며칠 전 아내와 함께 미술관에 들렀다. 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내 시선이 머무르는 작품이 몇 점 있었다. 이주리 작가의 ‘안착과 탈피에 대한 꿈’이란 작품이다. 이주리 작가는 세속적인 모든 것을 벗어버린 오로지 신의 피조물로서 인간의 적나라한 몸을 그린다. 작가의 회화에서 인간은, 몸은 서로 엉키고 뒤틀리면서 허공을 향해 끝없이 상승하거나 아니면 한없는 나락으로 하강한다, (기획의 글에서) 인간 자신의 상승이나 하락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코 풀리지 않을 엉킨 군상들의 몸은 신의 구원이 없다면 허공에 던저져 소명되는 피조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바로크적인 몸은 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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