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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

설중매와 겨울 바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포근한 날씨였던 임인년의 설중매는 예술 그 자체였습니다. 올해는 워낙 추웠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초의선사 유적지의 설중매는 계속되는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일찍 핀 꽃은 추위에 시들어 버렸지만, 자존심 강한 놈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칼바람을 맞으며 왕산 앞바다의 석양을 끝까지 담았습니다. 지금 올리는 겨울 바다는 본격적인 석양은 아닙니다. 예술섬 몽도의 아름다움을 계속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계묘년 1월의 마지막 주일 멋지게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오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뜻깊은, 행복한 시간 되세요! https://nsangman.tistory.com/m/6450480 더보기
초의선사의 지팡이에 봄이 왔네 다산 추사 소치 스승과 벗과 제자의 갈림길에서 생각은 고민을 낳고 고민은 번뇌를 낳고 번뇌는 평온을 낳네 선사의 지팡이에 봄이 왔네 소식 참 빠르다 누가 알렸던가! 홍매화에 봄이 왔네 청매화에도 봄이 왔네 봉수산 설중매에 봄이 왔다 더보기
꿈이 없는 자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압해도 사람들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이마받이를 하고 문득 눈을 들면 사람보다 더 놀란 압해도 귀가 없는 압해도 반 고호의 마을로 가는지 뿔테 안경의 아이들이 부는 휘파람 소리 일렬로 늘어선 풀들이 깨금발로 돌아다니고 집집의 지붕마다 귀가 잘려 사시사철 한쪽 귀로만 풀들이 피는 나지막한 마을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 압해도를 듣지 못하네. - 노향림 - 시인은 압해도를 바라보며 시인의 꿈을 키웠다. 나는 시인의 꿈을 키운 유달산을 바라보며 시인의 어린 모습을 상상해 본다. 초의선사의 탄생지 봉수산에서도 압해대교와 압해도가 보인다. 봉수산에 있는 초의선사의 동상은 위치와 방향을 옮겨야 한다. 위치는 봉수산 정상이 좋다. 방향은 바다를 제압하는.. 더보기
봉수산 홍매화 오늘 새벽 올린 ‘올돌목의 낙조’에서 이렇게 썼었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봉수산 매화의 꽃봉오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새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산고(産苦)처럼 매화도 개화(開花)의 고통이 있나 봅니다. 날이 밝아지면 봉수산으로 가렵니다. 담장 밖에서라도 산모의 상태를 잠시 보고 오렵니다. 꽃망울 처음 터지는 그 순간을 멀리서나마 보고 싶습니다. 새벽을 가르는 첫울음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새벽에 봉수산으로 가지 않고 영암 삼호읍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어떤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개 자욱한 영산강 강가에서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마음은 봉수산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꾹꾹 참고 영산강 가마우지와 오전을 함께 보냈습니다, 3시쯤 태양이 잠깐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5분도 되지 않아 태.. 더보기
울돌목의 낙조 어제 남녘 하늘은 안개와 미세먼지로 일몰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봄 날씨인데 오후가 되면서부터 쌀쌀해졌습니다. 어제 블로그 '봉수산 매화는 말한다'에 624분이 방문했습니다. 인간의 인연에 대한 글에 많은 분이 공감을 하신 셈입니다. 인생은 만남의 연속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연극이란 무엇일까요? 폴란드 출신의 혁신적인 연출가 예르지 그로톱스키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연극은 만남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인생은 연극이며, 연극은 인간의 만남을 다루는 예술입니다.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우리 선조들은 지인들과 편지를 교환했습니다. 초의와 다산, 다산과 추사, 추사와 초의도 숱한 편지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러한 서간문들 속에.. 더보기
봉수산 매화는 말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긴 시간의 단위는 무엇일까. 불교에서는 겁(劫)으로 표현한다. 천 년에 한 번씩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집채만 한 바위를 옷깃으로 한 번 쓸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데, 그걸 반복해서 그 바위가 모래알만 해지는 시간을 일 겁이라 한다. 상상을 초월한 긴 시간이다. 범만경(梵網經)에서는 사람의 인연을 겁(劫)으로 설명하며 인연의 소중함을 역설하고 있다. 현세에서 소매 깃을 스치는 인연은 오백 겁, 한 나라에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일천 겁, 하루를 동행하기 위해선 이천 겁, 한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선 삼천 겁, 같은 고향에서 태어나기 위해선 사천 겁,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기 위해선 오천 겁, 하룻밤을 같이 자기 위해선 육천 겁, 형제가 되기 위해선 칠천 겁,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팔천 .. 더보기
고향에 돌아오니 중국에 다신(茶神) 육우(陸羽, 733~804년)가 있다면, 조선에는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가 있다. 초의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은 육우의 다경에 대비되는 조선의 차 이야기 노래이다. 아내의 고향인 삼향읍 왕산리 왕산마을에는 초의선사 유적지가 있다. 1997년 5월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초의선사의 생가가 위치한 봉수산 자락에 생가, 추모각을 복원하고, 추모비, 유물전시관, 교육관, 역사관, 문화관, 정자 등을 웅장하게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봉수산을 소개하면서 여러 번 언급했고, 최근 설경 사진을 올린 적도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유적지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 초의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사진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뛰어난 선승(禪僧)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 더보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눈이 내렸습니다. 어제(24일) 세미나 뒤풀이에서 1차, '술통'에서 2차, 무안 향토사연구소장 박관서 작가의 댁에서 3차를 했습니다. 박 작가는 청계면 월선리 예술인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외손녀가 어찌나 예쁘고 영리한지 월선리의 꽃입니다. 다음에 갈 때는 예쁜 선물을 해야 하겠습니다. 박 작가의 사모님이 목포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죄송스러운 마음과 고마움을 함께 전합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홀로 보낸 아내에게 실컷 혼났습니다. 그렇게 남의 집에서 늦게까지 술 마시면 누군들 좋아하겠느냐고요. 어제 술을 마셔야 했기에 차를 행사장에 주차해 두었습니다. 무안에 함께 가자는 제 제안을 아내가 거절했습니다. 잘못했으니 벌을 받아야지요.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무안에 갔습니다. 시내버스가 어찌나 돌고 도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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