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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마한의 가을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마한 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영산강 유역에서 화려한 문화를 자랑했던 고대 마한의 중심이었던 나주에서 열리는 마한 문화제의 올해 부제는 ‘나주잔치, Play 마한!’이다. 재미와 놀이로 즐기는 마한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축구경기장 10배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에 만개한 코스모스가 청명한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예년과 달리 황화 코스모스의 식재는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성을 갖고 관객 만족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축제의 성공은 관람객 동원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대단한 성공이다. 방문한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표정이다. 아쉬운 것은 꽃 속에 역사가 갇혀 마한이 보이지 않는다. 마한은 보이지 않고 가을만 느껴진다. 마한 문화제가 아니라 황화 코스모.. 더보기
영산강은 말한다 어제 금호사의 추향제(秋享祭)를 다녀왔다. 금호사 추향제는 금호공 사침 할아버지와 여섯 아들, 소포공 덕명, 금암공 덕준, 금봉공 덕윤, 반계공 덕현, 영암공 덕신, 충렬공 덕헌의 가을 제사를 말한다. 금호공은 선조 21년(1589년) 당쟁에 휘말려 무고를 당해 위태로운 순간에 “효행으로 생정(生旌)을 받아 만백성의 귀감이 되고 있는 나사침(금호공)은 처벌할 수 없다”는 선조의 어명으로 화를 면하면서 효의 표본으로 상징되고 있다. 금호사는 블로그를 통해 수차 소개한 바 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금호공과 호남 6덕으로 불리는 여섯 아들의 은공에 보답하고 충효 가문의 전통을 기리기 위해 1920년 현 위치인 나주 남산기슭에 도내 사림 제현께서 건립해 매년 음력 9월 11일 추향제를 지낸다. 코로나 사태로 .. 더보기
춤추는 도시 오늘은 개천절. 하늘은 열려있는데, 하늘과 소통하는 사람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목포에서는 제31회 전국무용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예향답게 목포는 세 사람의 걸출한 무용인을 배출했습니다. 한국 춤의 대가 이매방 선생, 현대무용의 홍정희, 한국무용의 최청자. 어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공연장에서 전북팀의 현대무용을 관람했습니다. 점과 선, 명암과 광학을 통해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배경으로 몸의 언어를 무대에서 펼치는 이란 작품이었습니다. 한국의 무용이 엄청나게 성장했음을 절감했습니다. 제가 무대에 설 때만 해도 무용수들의 기량에 의존하는 공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대미술과 조명, 영상의 활용이 돋보인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친구인 박희태 교수가 우리 부부를 포함하여 주요 스태.. 더보기
100년의 역사 앞에 떠오르는 태양 어제 삼향초등학교의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1920년 10월 6일 내 고향 삼향면 유교리에서 삼향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이념과 “미래를 슬기롭게 열어가는 문향(文鄕), 인향(人鄕) , 예향(藝鄕)의 삼향교육을 통해 그동안 6,66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개성에 송악이 있고, 서울에 북악이 있다면 영산강 끝자락에는 남악이 있다. 전남도청 소재지인 그 남악을 품은 고장이 삼향(三鄕)이며, 삼향초등학교는 삼향의 역사를 대변한다. 삼향 100년의 역사 앞에 떠오른 어제 영산강의 일출은 한마디로 예술 그 자체다. 개교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되기 4시간 전의 풍광이다. 많은 동문이 참석하여 추억을 되살리며 모교와 고향을 가슴 깊이 느끼는 시간을 .. 더보기
예술감독을 수락하며 참 신기한 일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5·18민주화운동을 기념일로 제정한 결의문을 소개한 어제의 블로그에 공교롭게도 518명이 방문했다.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니지만 우연치고는 참으로 절묘하다. 대한민국 정부가 5·18민주화운동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후 25년 만에 해외의 의회에서 제도적으로 기념식을 제정했다. 언론의 평가처럼 5·18 세계화의 커다란 결실이 아닐 수 없다. 5·18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광주시는 다른 시도와는 달리 ‘민주인권평화국’을 두고 5·18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광주시가 고민해야 할 사항이 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처럼, 지자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또다시 해외의 동포들이 해주길 기대해선 곤란하다. 물론 이번 제정 준비위원회 대표단의 광주 방문에 시가 보인 성.. 더보기
캘리포니아는 말한다 어제(9월 16일) 남녘의 일출이 참으로 예술이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어제 아침 블로그에서 예견했듯이 목포 바다의 석양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어제 광주의 이야기를 조금 언급했습니다. 조금은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또 아직은 더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돌려서 이야기했습니다. 15일 광주에 갔던 사연이 있습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제가 시골 촌로로 사진 찍으면서 블로그만 올리면서 살겠습니까!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가야겠지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매년 5월 18일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제정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국회의원과 사회단체, 기업인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구성된 한, 미준비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결의안을 추진하는 등 기념일 제정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5.1.. 더보기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에서 희망을 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의 최초이자 마지막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에 불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업무 일정으로 인해 토요일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도자인 고르바초프가 91세의 나이로 사망한 모스크바의 중앙 임상병원에 찾아가 조의를 표했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은 냉전을 종식 시키는 일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소련의 붕괴를 낳았다고 한탄한 푸틴의 시각에서는 파격적 대우가 아닐 수 없다. 2005년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소련의 해체가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고르바초프의 가족에게 보내는 조의 전보에서 "세계사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라고 표현하면서 보다 우호적인 발언을 .. 더보기
광한루 단상 광한루(廣寒樓)는 역사적으로나 미학적으로 호남 제일의 누각이다. 광한루에는 수많은 역사가 흐르고 있고, 그 역사의 중심에는 인물들이 있다. 아쉽게도 광한루는 에 묻혀 광한루를 최초로 세운 황희(黃喜, 1363~1452)를 비롯하여 숱한 인물들이 춘향의 치마폭에 갇힌 셈이 되었다. 그래서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하는 것일까(?). 청백리 정승으로 유명한 황희는 세종 때 무려 18년간 최장수 영의정으로 봉직했다. 그는 사후 남원부원군(南原府院君)으로 책봉됐다. 개경에서 태어나고 한양에서 생활한 황희에게 왜 남원부원군이란 군호가 붙었을까. 태종이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위하려 하자 당시 이조판서 황희가 반대했다. 처음엔 교하(파주)로 유배시켰다가 태종은 너무 가깝다 하여 다시 남원으로 보냈다. 황희는 3년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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