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마한 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영산강 유역에서 화려한 문화를 자랑했던 고대 마한의 중심이었던 나주에서 열리는 마한 문화제의 올해 부제는 ‘나주잔치, Play 마한!’이다. 재미와 놀이로 즐기는 마한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축구경기장 10배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에 만개한 코스모스가 청명한 가을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예년과 달리 황화 코스모스의 식재는 다른 지자체와의 차별성을 갖고 관객 만족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축제의 성공은 관람객 동원에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대단한 성공이다. 방문한 관광객 모두가 만족하는 표정이다. 아쉬운 것은 꽃 속에 역사가 갇혀 마한이 보이지 않는다. 마한은 보이지 않고 가을만 느껴진다.
마한 문화제가 아니라 황화 코스모스 축제다. 관람객들이 마한과 고분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복암리 고분전시관이나 영암의 마한역사공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왕이면 황화 코스모스 로드를 조성하여 관련 지역을 벨트화하였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반남 고분을 배경으로 펼쳐진 형형색색의 꽃밭을 아름답게 담으려고 눈둑과 밭둑을 오르내리며 셔터를 눌러댔다. 한반도 최대의 미스터리 마한의 역사성과 황화 코스모스의 미학이 곁들어진 문화콘텐츠로 무장된다면 세계적인 축제로 비약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황화 코스모스가 아름답다. 아름다운 꽃은 곧 전국화가 된다. 마치 상사화가 요원의 불길처럼 퍼지듯이 내년에는 황화 코스모스가 전국에 파종, 식재될지도 모른다.
전국에는 약 800여 개의 마한 고분이 존재하고 있다. 그 고분들 근처에 다른 지자체에서 황화 코스모스를 파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반남고분군은 고대 마한 지배층의 무덤이다. 이들은 금관金冠을 부장품으로 넣었을 만큼 강력한 세력이었고, 삼국이 돌무지무덤이나 석실분을 만들 때 전방후원분을 사용했을 만큼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했다. 나주 마한 문화제의 차별성을 꽃이 아니라, 고대왕국 마한의 역사와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축제가 끝나더라도 마한과 고분에 관심을 두길 권합니다. 모두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 역사를 알고 가면 축제도, 여행도 더 유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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