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개천절.
하늘은 열려있는데, 하늘과 소통하는 사람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금 목포에서는 제31회 전국무용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예향답게 목포는 세 사람의 걸출한 무용인을 배출했습니다. 한국 춤의 대가 이매방 선생, 현대무용의 홍정희, 한국무용의 최청자.
어제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공연장에서 전북팀의 현대무용을 관람했습니다. 점과 선, 명암과 광학을 통해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을 배경으로 몸의 언어를 무대에서 펼치는 <명작의 숲>이란 작품이었습니다.
한국의 무용이 엄청나게 성장했음을 절감했습니다. 제가 무대에 설 때만 해도 무용수들의 기량에 의존하는 공연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대미술과 조명, 영상의 활용이 돋보인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친구인 박희태 교수가 우리 부부를 포함하여 주요 스태프와 공연자 몇 분을‘명인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목포에 이렇게 깔끔한 한정식집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박 교수는 대학 동기이며 무용과를 나왔습니다.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왔고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다가 우석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로 곧 정년을 맞게 됩니다. 제 연극 <멍키열전>의 안무도 담당했으며, 학과 친구들보다도 더 공연에 열중해 왔습니다.
박 교수는 하루 전날인 10월 1일 공연을 마친 부인과 함께 서울에서 자동차를 운전하고 목포에 내려왔습니다. 박 교수의 아내는 국립국악원에서 잔뼈가 굵은 해금의 명연주자입니다. 하루 전 손주의 4계절 그림을 배경으로 <사계절이 정악을 품다>라는 독주회를 마쳤습니다.
좋은 안주에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예술의 향기, 음식의 향기, 사람의 향기, 친구의 향기에 흠뻑 취한 하루였습니다. 목포에 사는 제가 접대를 했었어야 하는데, 그 반대가 되었습니다.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자리를 마련해 준 <명인집>에 감사를 드립니다.
친구 부부의 예술혼에 박수를 보냅니다. ‘강명선현대무용단’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하며, 제31회 전국무용제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목포는 지금 춤추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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