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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와 토가리 보름달은 반달이 되고 그 반달은 다시 돛단배가 되어가고 있네. 시간은 흘러가는데 내 감각은 소멸되어 가는가. 멀리서 풀벌레 소리 귀뚜라미 소리는 지척에서 들리네. 그들은 새벽부터 가을을 노래하는데 나는 틀속의 다람쥐 신세가 되었구나. 오늘은 항구를 떠나 누군가의 시선을 훔쳐보리라.주로 내가 새들을 찾아가는 편이다. 그런데 간혹 새들이 나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어제 직박구리 한 마리가 찾아와 포즈를 취해 주었다. 토가리를 함께 소환하여 병렬시킨다. 토가리와 직박구리의 시선과 뒷태를 좋아한다. 그들은 내 눈에 완벽한 배우새들이다. 연기자는 시선과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더보기
매미의 신비 엊그제 추석이었는데 하늘에는 반달이 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올해 가장 해피한 생물은 무엇일까? 우리들은 힘든 여름을 보냈는데 매미들은 신나는 계절이었다. 특히 수컷 매미들은 지겹도록 사랑을 노래하였다. 매미의 유츙은 굼뱅이다. 굼벵이들은 땅속에서 3년에서 17년 동안을 살다가 나무에 올라와 허물을 벗고 성충 매미가 된다. 성충이 된 수컷 매미는 짝을 찾기 위해 울며, 암컷은 짝짓기 후 알을 낳고 일생을 마감한다. 대부분의 매미는 2-3주 동안만 성충으로 살어가며, 그 기간에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졌다. 여름이 길어지니 매미의 성충 시기가 늘어났다. 인간이 100세 시대를 향해 달리듯이 매미도 100일 시대를 향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매미는 생애 .. 더보기
옥암천에서 갓바위까지 비가 많이 내린 옥암천은 강이 되었다. 그 강은 비가 그치고 물이 빠지면 다시 새로운 모습의 천으로 변한다. 장맛비에 잠겼는데도 건재한 모습과 자태를 보이는 옥암천의 개연꽃과 수련꽃의 생명력에 경의를 보낸다. 이 수생식물들은 5월에 꽃을 피기 시작하여 세 계절을 관통하며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다. 수련은 이른 아침에 꽃을 피우지 않는다. 다시 방문하여 오전 10시쯤 촬영에 성공했다. 햇볕을 받은 등이 아직도 따갑다. 시간은 아름다운 필터이다. 흙탕물이 지나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옥암천에 가을이 흐른다. 옥암천이 가을 하늘을 꽉 붙잡고 있다. 추분인 그날 남악호수와 갓바위도 다녀왔다. 예상대로 부처꽃은 흙탕물에 잠겼다. 2컷만 촬영하고 갓바위로 이동하였다. 영산강에서 내려온 물로 갓바위 앞 바다는 온통 흙탕.. 더보기
추분, 새벽에서 아침까지 자정을 넘길 때까지 정신없이 퍼붓던 비가 눈을 뜨자 거짓말처럼 그쳐있었다. 강 건너 나불도는 안개에 젖어 잘 보이지 않았다. 블로그 없는 날 작정하고 새벽부터 밖으로 나갔다. 넘칠 듯이 위험해 보이던 옥암천 물도 많이 빠져 다리 밑으로 통행이 가능하였다. 이제 한국의 가을은 추분(秋分)부터 시작하는 것일까. 올해 들어 가장 시원한 날이었다. 풀벌레들은 어디에 숨었다가 이렇게 새벽부터 울어대는가. 귓청을 울리던 매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강바람의 시원함이 온몸에 느껴지는 새벽이다. 추석날 한강에서 맞이했던 새벽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강바람이다. 그 추분의 새벽을 영산강 끝자락에서 기록하듯 담았다. 비 피해를 입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으로, 추분 하루를 쉬고 월요일 새벽을 연다. 빠른 복구와 일상으로의 회귀.. 더보기
그날 새벽, 절두산에 다녀오다 가을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며 하염없이 내리고 있다. 그런 우중에도 새벽달이 잠시 떴다, 운 좋게도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 참으로 시원하다. 가을비는 뜨거웠던 여름을 보상이라도 하듯 시원한 바람을 몰고 왔다. 이쯤에서 적당히 그쳐야 할 건데 장마로 이어지면 또 걱정이다. 날씨가 시원한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을 맞이하였다. 처음부터 그날의 새벽을 소환하고 싶었다. 한가위 날 새벽에 절두산 천주교 성지에 다녀왔다. 절두산은 원래 산의 모양이 누에가 머리를 치켜든 것 같다고 해서 잠두봉(蠶頭峰)이라고 불렀다. 경치 좋은 한강의 명승지 중 하나였는데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과정에서 이 봉우리의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잠두봉에서 무려 8000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참수형.. 더보기
가을비 내리는 새벽에 지구의 천적(天敵)은? 폭염. 폭염의 천적은? 비. 비의 천적은? ...... 우산? ..... 오늘은 빨강 우산을 쓰고 불갑사까지 걷고 싶다. 가을비가 그치면 그곳에 가을꽃이 핀다. 가을비로 지구의 한쪽은 식었는데 달구어진 보름달은? 인간의 천적은 더위나 추위가 아니라, 망각(忘却)이다.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불갑사에 가을꽃이 핍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도 가을꽃이 피기를 소망합니다. 더보기
물의 정원에서 올 추석(秋夕)을 하석(夏夕)이라고 한단다. 찜통 더위가 추석 연휴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추석을 우리 고유어인 '한가위'로 부르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성싶다. 한가위 전날 아버님 유택(幽宅)에 성묘를 다녀왔다. 아버님 유택은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남양주에 있다. 돌아오는 길에 '물의 공원'에서 담은 사진들을 올린다. 물의 정원에 노랑코스모스가 몇 송이 피었다. 이번주만 지나면 무더위는 지나간다고 한다.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께 남양주 물의 정원을 추천한다. 다음주에 노랑코스모스가 만개하여 절정을 이룰 것같다. 소견이지만 뉴욕의 센트럴 파크보다 훨씬 좋다. 오늘도 폭염에 지칠 분들께 팁 하나 남긴다. "일찍 일어나면 가을이 보인다." 더보기
새벽 보름달까지 뜻깊은 명절 보내셨나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입니다. 서울에서 2박 3일의 연휴를 보내고 밤늦게 목포에 내려왔습니다. 내려오는 길 부여백제 휴게소에서 보름달을 맞이했습니다. 남양주 북한강 '물의 정원'의 풍광과 함께 영산강 끝자락의 새벽 보름달을 감상하시겠습니다. 뜻깊은 시간 행복한 연휴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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