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추석이었는데 하늘에는 반달이 떴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있다.
올해 가장 해피한 생물은 무엇일까?
우리들은 힘든 여름을 보냈는데 매미들은 신나는 계절이었다. 특히 수컷 매미들은 지겹도록 사랑을 노래하였다.
매미의 유츙은 굼뱅이다. 굼벵이들은 땅속에서 3년에서 17년 동안을 살다가 나무에 올라와 허물을 벗고 성충 매미가 된다.
성충이 된 수컷 매미는 짝을 찾기 위해 울며, 암컷은 짝짓기 후 알을 낳고 일생을 마감한다. 대부분의 매미는 2-3주 동안만 성충으로 살어가며, 그 기간에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졌다. 여름이 길어지니 매미의 성충 시기가 늘어났다. 인간이 100세 시대를 향해 달리듯이 매미도 100일 시대를 향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매미는 생애 주기가 있다. 땅속에서 짧게는 3년에서 5년, 7년, 13년, 그리고 17년을 보낸다. 특이한 점은 그 생애 주기가 모두 소수(素數)라는 것이다.
소수는 1과 그 수 자신을 제외하고는 나눌 수 없는 1보다 큰 수를 말한다. 예를 들어 2, 3, 5, 7, 11, 13, 17, 19, 23, 29... 등이다.
매미는 전 세계적으로 3,000여 종이 있고, 종에 따라 성충이 되기 까지의 기간이 다르다고 한다. 다시 말해 땅속 생활이 종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그 기간이 모두 소수라는 점이고, 그 어떤 유충도 그들의 생애 주기를 지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미들은 왜 소수의 생애 주기를 갖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종족보존을 위해서라고 한다. 다시 말해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신의 성장 주기를 천적의 성장 주기와 달리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 온난화에 따른 매미의 진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자못 궁금하다. 분명한 건 올해 엄청난 숫자의 매미들이 엄청난 양의 알을 닣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성장 주기가 짧은 매미가 많다고 한다. 앞으로 3년 혹은 5년 후 한국의 여름이 걱정이다. 수컷 매미들의 구애형 울음소리가 벌써부터 귓청을 울린다.
매미는 더 이상 군자가 아니다.
매미 우는 소리는 더 이상 노래가 아니다.
우리는
긴 여름 매미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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