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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

남녘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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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건축 일에 종사하는 제자가 있습니다.  영암에서 주유소 공사를 한다고 연락이 와  영암 5일장에 다녀왔습니다.

뜨거운 땡볕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려인 인부들을 데리고 토목공사를 하는 제자 종순이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주하야추(晝夏夜秋)입니다. 저녁은 시원한 가을인데  낮은 지금도 여름입니다. 백일홍이 지고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은 더 기다려야 되나 봅니다.

돌아오는 길에 월출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았습니다.  나비바늘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아무래도 황금들녘은 추석이 지나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영암 5일장에서 산 맛조개를 들고 고향 유교리에 갔습니다. 집에 있겠다던 사촌형 부부가 밭에 갔는지 집에 없었습니다.

맛조개를 냉장고에 두고서 맥포리 밭으로 갔습니다. 사촌형 부부가 땡볕 아래서 배추를 심기 위해 비닐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비닐을 밭도랑에 깔고 흙을 덮는 일을 두 시간쯤 도왔습니다. 어찌나 땀이 흐르는지 현기증까지 일어납니다. 다리를 다친 아내도 열심히 돕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이렇게 땡볕에서  농사를 지어 자녀들을 교육시켰습니다. 지금이야 농기계가 발달되어 힘든 일은 별로 많지 않지만,  옛날에는 그야말로 몸으로 때우는 작업이 태반이었습니다.

우리가 일을 돕는 사이에 사촌형은 조카를 데리고 선산의 벌초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사촌형이 벌고 있는 밭은 유교문중의 위토전(位土田)입니다.  임대료가 저렴한 대신, 매년 벌초 작업은 사촌형의 몫입니다.

문중 자산이 있는 산소들은 이렇게 벌초를 하거나 전문업체에 맡겨 돈으로 해결합니다. 그런데 일반 산소들은 추석만 다가오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상속은 많이 받고 싶고 제사나 성묘에는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날이 어두워 벌초 작업을 다 마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호박, 가지, 오이, 고추를 조금 따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유교리에 다시 가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었습니다.  맛조개의 식초 맛이 혀끝에 돕니다. 맛있는 맛을 맛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못내 아쉽습니다.

토실토실 살이 찐 맛조개. 싱싱하게 살아있는 맛조개를 사기 위해서는 다음 5일장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때쯤에는 무더위도  다 가시겠지요.

오늘도 땀 흘리는 농부들의 노고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날마다 오르는 우리의 밥상에는 농부들의 땀이 숨어있습니다.
 
세장산에서 벌초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조카가 송이버섯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님녘에서도 송이버섯이 자라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조상님들이 보기 드문 젊은이라고 감동하셨나 봅니다.

지금 생각하니 맛조개의 사진은 남기지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를 기약해 봅니다. 

유홍초

 

나비바늘꽃

 

 

 

 

 

대추

 

대추
여기까지 사진은 영암군
청포도
능소화

 

 

무안군 삼향읍
송이버섯
2024.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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