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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문방사우에게 보내는 편지 문방사우(文房四友)에게 보내는 편지 붓(筆) 없어도 소치(小痴) 부럽지 않고 먹(墨) 없어도 추사(秋史) 부럽지 않네 벼루(硯) 없어도 초의(草衣) 부럽지 않고 종이(紙) 없어도 다산(茶山) 부럽지 않네 좋은 시절 태어나 고향 땅 밟으며 문방사우(文房四友) 자네들 신세 없이 왼손 하나 오른손 엄지로 천지일월(天地日月) 담으니 그것도 행복일세. 후기: 소치 허련(許鍊) 추사(阮堂) 김정희(金正喜) 초의 장의순(張意恂) 다산 정약용(丁若鏞) 조선의 천재 예술가 네 사람. 평소 사숙(私淑)하는 조선의 선비 네 분의 정신과 예술을 휴대폰 하나로 너무 쉽게 흉내 내는 것 같아 ‘문방사우(文房四友)에게 보내는 편지’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그림 같은 사진은 오늘(1월 10일) 아침 영산강에서 담았습니다. 오늘 일출은.. 더보기
뜨는 해, 지는 해 일출은 남악(南岳)이요 일몰은 왕산(旺山)이라 아침에 반하고 저녁에 취하네 여명도 없고 노을도 없네 뜨는 해 아름다운데 지는 해 더 아름답네 영강(榮江)에서 시작하여 서해에서 마치니 소치(小痴)의 깨달음이 초의(艸衣)의 바다에서 이루어지네 사제(師弟)의 가르침이 일출과 일몰에 있네그려 자연지(自然智) 일체지(一切智) 그대 지는 해를 보았는가. 2022년 1월 9일 일요일 일출과 일몰 사진 올립니다. 멋진 월요일 시작하세요! 더보기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를 만났습니다. 둘이서 만났습니다. 한 친구는 주중에만 목포에 머무르고 주말에는 대전에 삽니다. 그래서 둘이 만났습니다. 친구가 두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금연과 사진.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의 수를 줄여달라는 것은 제가 실천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꼭 그것만은 아니지만, 오늘 사진은 두 장만 올립니다. 하나는 친구를 만나기 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친구를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 가서 더 많은 사진을 촬영했을 것입니다. 약속 장소 근처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보신 사진들은 이 친구가 없었다면 보실 수 없는 사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이 친구가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전망 좋은 집’을 소개했습니다. 친구는 공무원 출신입니다. 전라남도와 목포시에서 40여 년간 공무원으로 .. 더보기
초의선사와 저녁노을 초의선사의 출생지에 대해선 두 가지의 주장이 있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왕산마을’이라는 것, 또 하나는 지금의 목포시 ‘석현동’이라는 주장이다. 석현동은 옛날 무안군 삼향면 석현리였다. 지금은 목포시에 편입되어 석현동이 되었지만. 초의의 탄생지가 왕산마을이든 석현동이든 큰 문제는 없다. 두 지역이 모두 삼향면이었으니, 초의의 고향은 삼향임에 틀림없다. 어제 아내와 함께 유적지를 다시 방문했다. 왕산에 가자고 하면 아내는 항상 얼굴이 밝아진다. 자신의 어린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이기 때문이다. 아내의 가족들은 아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모두 고향을 떠났다. 큰언니가 성남에 터를 잡아 집과 전답을 처분하여 성남으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오빠, 언니들이 모두 성남이나 서울에서 살고 있다. 나는.. 더보기
이제 다르게 보이는가! 새해 첫날, 그렇게 많던 해맞이 인파가 이튿날은 자취를 감췄다. 사람들은 처음을 좋아하고 다음은 망각하는 동물인지도 모른다. 친구 승원이가 보내 준 카톡을 보니 정말 그렇다. 첫 마음 새해 첫날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매일을 산다면 입학한 첫날 새 책을 앞에 놓고 꿈에 부풀었던 그 신선하고 영롱한 마음으로 매일 공부한다면 첫 출근 하는 날 새 신발을 신으면서 먹은 마음으로 매일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 상쾌한 공기 속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매일 맞이한다면 소풍을 떠나는 전 날밤의 가슴 뜀이 식지 않는다, ..... (생략) 오늘은 오랫동안 참고 왔던 이 말을 해야 하겠다. 배우는 무대 위에 등장하는 매 순간 새롭게 살아야 한다. .. 더보기
송우영호(送牛迎虎)! 올해의 마지막 블로그를 올립니다. 참으로 운이 좋게 신축년(辛丑年) 새해 첫날 광주에 눈이 내렸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담양의 가사문학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름다운 우상(牛像)과 함께 포스를 잡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우보만리(牛步萬里) 올해의 좌우명으로 삼고 지인들에게 카톡으로도 보냈습니다. 우직한 소처럼 한해를 뚜벅뚜벅 걸어왔습니다. 신축년과 작별하고 임인년(壬寅年)을 맞이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송우영호(送牛迎虎)! 정들었던 흰소(白牛)를 보냅니다. 날쌘 검은 호랑이가 달려옵니다. 한반도의 마지막 호랑이의 모형은 영광 불갑사에 있습니다. 올해 그 호랑이의 꼬리를 잡았습니다. 기호지세(騎虎之勢)! 임인년(壬寅年) 새해는 그 호랑이의 등을 타고 달리렵니다. 불갑산에서 잡힌 한반도의 마지막 호랑이 박제는 다.. 더보기
나불도(羅佛島)의 겨울 나불도(羅佛島)의 겨울 아득한 옛날 바다에 떠 있을 때 나한(羅漢이 피안(彼岸)을 묻고 부처(佛)가 섬이라고 답했다. 고려 강에 떠 있을 때 충렬왕이 꽃을 묻고 후궁(後宮)이 능소화라고 답했다. 그리고 또 고려 바닷물이 빠질 때 왜구가 바다를 묻고 장군이 강이라고 답했다. 조선 강물이 빠질 때 왕씨(王氏)가 땅을 묻고 이씨(李氏)가 국(國)이라고 말했다. 60, 70년대 강해(江海)가 하나였을 때 땅이 김장을 묻고 섬이 배추라고 말했다. 엊그제 육지가 되었을 때 바다가 물을 묻고 강이 똥이라고 답했다. 오늘 해가 멀리 도망갈 때 새가 시간을 묻고 내가 석양이라고 답했다. 내일 다시 날이 밝을 때 내가 역사를 묻고 해가 꿈이라고 답할 것이다. 해는 지고 외로운 새 한 마리 어디서 왔느뇨? 어디로 가느뇨? 더보기
하늘 땅 강 바다 그리고 사람 어제는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무안학’ 어떻게 볼 것인가? 제 고향 무안에서 ‘무안’을 ‘지역학’이라는 학문의 대상으로 설정하고 멋진 세미나가 있었습니다. 무안이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무안시대’를 여신 무안공 자강 할아버지가 참으로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발제자들이 참 대단하신 분들이셨어요. 이해준 교수, 윤명철 교수, 나승만 교수, 이윤선 교수. 자기 분야에서 한 가닥씩 하는 분들이시죠. 이 이야기는 내일 올리렵니다. 다만, 윤명철 교수님 얘기는 조금 언급하겠습니다. 우리는 서로 짝사랑하는 사이입니다. 아마도 제가 더 열렬하겠지요. 카톡이나 전화로만 연락하다가 어제 처음 뵙게 되었어요. 단재 신채호 선생 이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학사입니다. 목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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