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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우리들의 꿈 세상엔 우연(偶然)과 필연(必然)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편의에 따라 어떤 현상이나 일의 결과에 대하여 우연과 필연을 해석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가 에서 했던 말을 인용한다. “본래 우연이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필요로 했던 사람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의 소망과 필연이 그것을 가져온 것이다.” 정말이다. 왜가리의 비상하는 모습을 가까이 찍고 싶었다. 창공을 비상하는 왜가리의 힘찬 에너지를 포착하고 싶었다. 비둘기나 갈매기의 비상하는 모습은 휴대폰 카메라로 담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경계심 많은 왜가리는 인간의 근접을 좀처럼 허락하지 않는다. 망원렌즈라면 혹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더보기
영산강 운무(雲霧) 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유독 심하게 깔렸다. ‘금호도와 낙조’를 블로그에 올리고 또 ‘주룡’으로 향했다. 안개 탓인지 하늘이 예전과 다르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그로테스크(Grotesque) 그 자체였다. 주룡에 도착할 때는 그랬다. 그렇게 ‘카오스(Chaos)’적인 건 처음이다. 그런데 서서히 안개가 자태를 단장하기 시작했다. 새색시 머리 감고 분 바르는 것처럼. 황홀한 광경이 내 가슴으로 다가왔다. 차분하게, 차분하게! 나는 그 광경을 크로키 하듯 담았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선조들이 잠들어계신 주룡에서 꿈을 꾸듯 찰나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멀리서 새 한 마리가 주룡나루를 향해 비상해 오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무슨 새인지는 알 수 없었다. 참으로 순식.. 더보기
금호도(錦湖島)의 낙조 금호도(錦湖島)에서의 한나절 문득 ‘한나절’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하룻낮의 절반이니 6시간을 의미한다. 어제는 해남에서 한나절을 보냈다. 산이면(山二面의 금호도(錦湖島)다. 예전엔 섬이었지만 육지와 연결된 지 이미 오래다. 집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곳.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목포를 벗어나고 싶을 땐, 고하도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 아내와 움직일 땐 항상 막걸리 한 병과 안줏거리를 준비하여 경치 좋은 곳에서 한잔한다. 그러나 금호도에 갈 때는 예외다. 가는 길에 맛집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가는 곳은 내장탕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장탕은 하루 50인분만 팔기 때문에 오후에는 먹을 수 없다. 어제 우리는 국밥 대신 순대 안주를 시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블로그 ‘가을과 바다’는 순대 안주를 기다리며.. 더보기
가을과 바다 가을 바다를 찾아 해남에 왔습니다. 주룡나루의 새벽은 항상 혼자입니다. 아내의 체력은 저와 다릅니다. 아내가 함께 움직일 때, '엿장수'의 역할은 항상 아내입니다. 가위 대신 운전대를 잡은 아내가 엿장수이지요. 그러나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술 한잔의 여유가 있다는 점이죠. 오늘은 가을바람을 타고 해남으에 왔습니다. 바다는 역시 강과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그 바다의 가을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가끔씩 바다와 하늘을 함께 보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시간이 없다고요? 시간은 우리 몸속에 있습니다. 시간을 꺼내 공간을 지배하세요. 시간과 공간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 공간.. 멋진 가을 되세요. 더보기
휴대폰 카메라 어젯밤 '황금새를 아시나요?'를 (사)한국공연예술원 단톡에 올렸더니 양혜숙 이사장께서 "사진술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면서 카메라가 좋은 거냐고 물으셨다. 양 이사장님은 한국 연극평론가의 대부로 이화여대 독문과 교수 출신이시다. 서울대를 나오셨고, 독일 유학파시다. 80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국연극의 미래를 위해 지금도 평론을 하시고, 공연예술의 현장에서 활동하신다. 나는 공연예술원의 창립 이사로 참여해 왔다. 25년 전의 일이다. 양 이사장님과 나는 허물이 없는 사이다. 내 아내 이름까지도 기억하고 계신다. "휴대폰 카메라입니다." 그랬더니, "나상만 선생의 마음이구나!♡" 하셨다. 그렇다. 나는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화질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순발력 있게 블로그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더보기
백로(白露)의 새벽 초(抄). 오늘은 백로(白露)다. 백로는 24절기의 열다섯 번째 절기로 처서(處暑)와 추분(秋分) 사이에 있다. 밤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해진다고 한다. 조상들의 지혜가 참으로 놀랍다. 새벽과 아침은 시원하다는 표현이 무색하다. 반바지를 입으면 춥다. 하지만 낮에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내가 견디는 늦더위는 풍성한 오곡백과를 만들기 위한 자연의 배려이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연의 배려를 배워야 한다. 어제는 종일 바쁜 날이었다. 새벽 2시에 일어났다. 사할린 사진 정리하고, 블로그 하나 올리는데 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주룡나루에 도착했을 때가 5시 전후였다. 주위는 온통 캄캄하다. 유일한 불빛은 조형물을 비추는 조명 뿐이다. 어둠 속에서 사진을 담는다. 일출은 없지만.. 더보기
9월의 꿈 오늘도 어김없이 주룡나루애서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들에겐 꿈이 있습니다. 비상하는 새처럼 9월의 꿈울 향해 달려갑시다. 여러분의 꿈... 우리 모두의 꿈... 그 꿈을 응원합니다. 9월 2일 아침 주룡나루에서. 더보기
그곳에 살고 싶다 영산강에는 안개가 많이 낀다. 수증기가 응결하여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것이 구름이라면, 지표면 가까이에 깔리는 것을 안개라고 한다. 안개와 구름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높은 산에서는 안개와 구름의 구별이 더욱 어렵다. 평지에서는 구름으로 보이나 산에서는 안개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벽 2시에 눈을 떴다. ‘전망 좋은 집’에서 바라본 영산호는 안개가 자욱이 깔렸다. 나불도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커피 물을 올리고‘환벽당과 상사화’를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린다. 할 일이 많다. 스타니스랍스키 저서 감수(監修)와 권두언(卷頭言)도 끝내야 하고, 금호사(錦湖祠)문화재 신청서도 내가 정리해야 한다. 소설 한 권 읽고 평가도 해 줘야 한다. 더구나 오늘은 대학원 수업 강의계획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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