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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갈치만 보지 말고 하늘을 보라! 일몰 분기(日沒分記) 태양이 바다에서 숨는 순간을 분 단위로 기록했습니다. 친구들은 낚시가 여행의 목적이었지만, 저의 경우는 사진 촬영이 더 중요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제 눈에는 연극으로 보입니다. 이번 여행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친구들에게 ‘갈치’만 보지 말고 ‘바다와 하늘’을 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낚시를 하는 동안 우리 역사상 중요했던 인물들이 바다에서 겪은 상황들을 순간순간 느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유진 오닐의 해양 일막극(一幕劇)을 지도하게 된다면 꼭 야간 선상낚시를 데리고 가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연기용어로 과제(課題, Task)와 초과제(超課題, Super-Task)가 있습니다. 둘 다 배우가 무대 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입니다. 이걸 이번 여행에 .. 더보기
목포 삼학도에서 새벽 1시 30분에 일어나나불도, 평화광장, 옥암수변공원에서새벽을 맞이하였다.5시에 집에 돌아와라면으로 출출함을 달래고삼학도에 왔다.두 산을 한 바퀴씩 돌면서멋진 일출은 놓쳤지만나름의 성과는 있었다.하나가 되는 손길.코스모스와 익어가는 감에서미래의 희망을 본다.우덜은 하난기라.직접 쓰고 연출했던연극 제목이 떠오른다.그렇다.우리는 하나다.달빛결혼식.달은 '달구벌'로 대구를 의미하며빛은 '빛고을' 로 광주를 상징한다.대구 처녀와 광주 총각이영혼결혼식을 하면서 연극은 끝난다.삼학도에서대한민국의 희망을 읽는다. 더보기
개천절 새벽 '하늘이 열린 날'이다. 원래는 대종교의 절기에서 비롯되었으며 1919년 상해 임시정부에서 민족의 기념일로 채택되었다. 1948년 정부수립 후, 1949년 국경일로 공식 제정되었다. 지금의 국경일은 양력 10월 3일이지만, 단군 관련단체는 전통에 따라 음력 10월 3일에 의식을 갖는다. 대종교(大倧敎)의 중광자(重光者) 홍암(弘巖) 나철(羅喆) 선생은 독립군의 대부로 위대한 사상가였다. 1863년 12월 2일 보성군 벌교에서 태어나 1916년 9월 12일(음력 8월 15일) 황해도 구월산에서 자결하셨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다. 1919년 4월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 29명 중 21명이, 정부조직에 임명된 13명 중 11명이 대종교 원로였다. 또한 박은식·신채호·이상설·김두봉·신.. 더보기
아들에게 보내는 생일 선물 오늘은 아들 인엽의 생일이다. 경기대에서 연구년을 맞으면서 미국에 데리고 가 그곳에서 계속 공부를 시켰다. 딸 인아가 초등학교 3학년, 인엽이가 5학년 때였다. 인엽이는 대학원에서 범죄심리학을 공부하고, 인아는 역사학을 공부하고 있다. 인아는 중학교 선생을 하면서 자급자족을 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고 있는 인엽이게는 아직도 생활비와 학비 일부를 보내고 있다. 우리 가족이 명절을 함께 보낸 적은 꽤 오래된 것 같다. 아마도 애들이 미국에 떠나기 전이니 근 16년이 지났다. 따로따로 명절을 맞는 애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 생일도 마찬가지다. 뉴욕에 거주하는 인아와도 떨어져 있으니 아들은 혼자 생일을 보내야 한다. 그냥 한국에서 오순도순 살아갈 걸 그랬나. 이런 날은 후회가 들기도 한다. 마음.. 더보기
나불도의 가을 이야기 1 오늘은 ‘나불도’로 시작해서 나불도로 끝내려고 한다. 오늘 새벽부터 아침까지 그곳에서 목격한 사람은 4명에 불과하다. 평상시에도 마찬가지다. 전라남도가 초창기 많은 투자를 하여 농업박물관을 짓고 영산재 한옥 호텔을 운영하고 있지만 썰렁하기만 하다. 코로나 위기 탓만은 아니다. 전라남도 지사와 영암 군수한테 힌트 하나 드리겠다.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나불도가 역사적으로 주목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나불도’ 라는 땅 이름에는 그럴싸한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소승 불교에서, 불제자 중에 번뇌를 끊어 더 닦을 것이 없어, 공양을 받을 만한 덕을 갖춘 사람을 ‘아라한(阿羅漢)’이라고 한다. 이 아라한을 줄여서 나한(羅漢)이라고 하는데, 아주 옛날 나한과 부처님이 영산강을 건너 '피안(彼岸)의 섬'으로 가.. 더보기
주룡 적벽의 새벽 백잠일기 초(抄) 새벽 1시에 눈을 떠 밖으로 나왔다. 날씨가 좋다. 아마도 더 멋진 일출이 연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친구 명완이와 병복이하고 주룡나루에서 만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요즘 주룡나루에 대한 관심도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내려오겠다는 지인들도 상당수고, 멀리 독일에서도 카톡이 온다. 그뿐인가. 서울에서 교편을 잡고 퇴직했다는 주룡마을 출신 형뻘 되시는 분은 아침마다 사진 보는 재미로 산다고 한다. 주룡마을에서 평생을 사셨다는 문중 어르신분도 점심을 함께하자며 연락을 주셨다. 내 휴대폰에는 아직도 공개하지 않은 주룡나루의 사진이 많다. 블로그 재단장 전에 찍은 사진은 손도 못 대고 있다. 날마다 신비와 경이의 풍광이다 보니 소개할 틈이 없다. 어제 촬영한 사진은 훨씬 시야가 넓어.. 더보기
주룡 적벽 백잠일기 초(抄) 중국의 후베이성(湖北省)에는 적벽산(赤壁山)이 있다. 이 산 이외에도 두 곳에 적벽(赤壁)이 있다. 화순에도 적벽이 있다. 기묘사화로 유배를 온 신재(新齋) 최산두(崔山斗)가 깎아지른 절벽을 보고 중국의 '적벽'과 버금간다고 하여 지은 이름이다. 방랑시인 김삿갓(金炳淵)은 적벽에서 생을 마감했다. 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 아래 있고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 물이더라. 무등산고송하재(無等山高松下在) 적벽강심소상류(赤壁江深沙上流) 송정순(宋廷筍)은 이곳에 터를 잡고 강가에 정자를 지어 요양소로 삼았다. 후사가 없어 강정(江亭)과 주위의 전답 그리고 종까지 외손인 나무송(羅茂松), 나무춘(羅茂春) 형제에게 물려주었다. 처음에 ‘창랑정((滄浪亭)’이라 하였다가 후에 외조부의 호를 따서 ‘물염.. 더보기
갈룡산 가는 길 백잠일기 초(抄)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주룡은 다른 곳과 다르게 일출 기미가 보였다. 은적산에 운무가 깔리며 하늘이 다시 어두워진다. 상사바위 쪽만 윤곽이 뚜렷하며 나머지는 온통 운무에 젖었다. 철교 위의 하늘도 다시 회색빛으로 변하며 비가 내릴 기세다. 6시 40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거세지며 영산강의 물결이 바다처럼 거칠어진다. 땅에 떨어진 능소화가 애처롭다. 우산을 들 수 없어 용호정(龍湖亭)으로 몸을 옮긴다. 사람들은 족보 없는 이 정자를 더 선호한다. 강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주룡나루의 아름다움 속에는 아픈 역사도 숨어 있다. 며느리와 딸을 강물에 잃은 금호공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내와 여동생의 시신을 강 속에서 건져낸 반계공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제수씨와 여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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