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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옥암리'에 붉은병꽃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어머니!
영산강변에 철쭉꽃이 한창입니다.
어머니
김영배
추적추적 을씨년스럽게
가을비가 내리면
돋보기 쓰시고
구멍 난 양말 짝 꿰매시면서도
늘 자식들의 표정을 살피시던 어머니.
고구마를 삶아 먹일까?
밀가루 부침을 해줄까?
7남매의 식성을 맞추려고
항상 궁리하시던 우리 어머니.
지난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날이 궂으려나 보다 하고
라디오보다 먼저
비 소식을 알았던 어머니.
화롯불에 인두 묻어놓고
명주 저고리에 동정을 다시면서
내일 면사무소에 나가실
아버지를 생각하시던 우리 어머니.
그 무릎을 베고 누우면
아무런 부러움이 없었다.
자장가가 없어도 좋았다.
구연동화를
들려주신 적도 없었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나를 잠들게 하는
아늑함이 있었다.
따뜻한 정을 갖고 계셨다.
어머니!
시집이 나왔습니다.
당신의 둘째 동생
'영배'의 시집이 출판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어머니에 대한 시가
제 가슴을 적십니다.
어제
숙모께서 외삼촌의 유고시집을 보내오셨다.
삼촌의 글들을 모아
가족들이 책을 만든 것이다.
시집 제목이
<천상병 만나러 가는 길>이다.
첫 쪽에
외삼촌을 떠내보내는 내 블로그 글
<꽃을 보냅니다>도 실려있다.
시 중에서
'어머니'를 골라 여러분과 공유한다.
기회가 된다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묘소 앞에서
이 시를 낭송하고 싶다.
살아남은 분들이여!
글을 쓰자.
한 줄의 글이라도
후세들에게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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