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목포에서 문예지 <사이펀>의 문학 토크가 열렸다. 나비시회와 목포작가회의 시인들이 어우러진 자리였다..
‘목포의 시인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목포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관서 시인과 류경 시인의 시집을 매개로 곽윤경 문학평론가와 강은교 시인을 비롯한 부산, 제주의 문인들이 목포와 신안 압해도에서 1박 2일의 시와 문학의 향연을 펼쳤다.
카페 ‘밀물’에서 개최된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한 나는 8일 압해도에서 시인들과 만났다. 여주 출신의 양광모 시인을 목포에서 처음 만나 자리를 함께하였다.
연극판에서 잔뼈가 굳은 나는 목포 시인들과 강은교 시인을 제외하곤 모두 초면이다. 그런데 시인들이 압해도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내 블로그 덕이었다.
압해도 분재정원의 애기동백길에는 강은교 시인의 시비가 있다. 내가 블로그에서 소개하여 전국에 알려졌다. 강 시인도 모르는 이 사실을 박관서 시인이 공개하였고, 결국 압해도 일정이 이루어진 것이다.
문학을 한다는 하나의 이유만으로 시인들은 의기투합한다. 시인들을 만나면 나는 연출가보다는 극작가가 된다. 그렇게 해서 낙지를 넣은 칼국수에 막걸리를 마시며 시 낭송의 질펀한 자리에서 그들과 하나가 되었다.
강은교 시인과 마주 앉은 나는 그날도 시 낭송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즐겨 쓰는 말이 있다. 괴테의 말이다.
“그 나라의 문자는 시인이 창조한다. 그러나 그 나라의 언어는 연극배우가 만든다. ”
호소력 있는 배우의 언어는 감동적이다. 시 낭송의 세계에서 연극의 역할이 중요함을 괴테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들이 압해도의 동백꽃을 보았다.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압해도 동백꽃 시가 곧 풍년을 맞을 것이다. 그들의 시가 내년 겨울꽃 축제에 낭송 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어제 양광모 시인이 <목포에 오시거든> 시와 함께 <애기동백>을 보내왔다. 목포에서 태어났으니 신고식은 내가 해줘야 할 것 같다.
애기동백
양광모
너의 슬픔에 입 맞춰본 적 있는가
애기동백 앳된 얼굴에
자석처럼 끌려
홀린 듯 황홀히 입을 맞추면
문득 들려오는 소리
너의 눈물에 입 맞춰본 적 있는가
엄동설한에 피어나서도
세상을 향해 방긋방긋 웃고 있는
애기동백을 보자면
스스로 사랑하지 못할 삶도 없을 것인데
너의 겨울에 입 맞춰준 적 있는가
눈보라 휘몰아치던
너의 생 어느 날에
붉은 입술로 입 맞춰준 적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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