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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사람의 향기, 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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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3일 일출

그리움은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다. 어떻게 보면 그리움은 과거를 반추(反芻)하면서 미래를 향하고 있는 시간의 연속선 상에서 존재하고 있다.
 
노인정에서 고스톱으로 소일하는 어르신과 도서관이나 집에서 독서를 하는 어르신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기서 구태여 그 차이를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놀음의 감정과 독서의 기쁨이 현격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독서와 사색을 좋아했던 한 법학도(法學徒)가 인생 후반에 책을 냈다. 책 제목 <멈춘 시간 속의 그리움들>(도서출판 지식과감성)처럼 저자는 그리움이 너무 많아 그리움에 복수 '들'이라는 접미사를 고집했는지 모를 일이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감정은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일까. 초등학교 친구부터 대학, 그리고 사회에서 만났던 인간들과 가족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이 글자의 행간(行間)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다소 딱딱하게 여겼던 저자(권순표)의 지나온 궤적에 대한 나의 편견이 여지없이 깨지며 인간의 향기가 풍겨온다.
 
저자와 나는 아직 상면하지 못했다. 학번으로 따지면 대선배이시다. 대학 동문회 ‘단톡’에서 만났는데 내 블로그에 비상한 관심을 두고 연락을 주셨다. “인천에 오면 한번 보자”고 했는데, 서로가 바빠 그만 햇수를 넘기고 말았다.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움 속에서 사랑을 가꾸는 일이다. 추억을 떠올리는 것은 과거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창조적 작업이다. 추억 속의 순간들이 우리에게 힘이 되고 그리움을 달래주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멈춘 시간 속의 그리움들>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저자는 힘든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중추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70대 말의 평범한 어른이다. 법(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 난국을 가슴 아파하는 ‘법’ 전공자이다.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 이 책은 인간의 인연과 소통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한 인간의 따뜻한 기록이다. 60대 이상의 청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 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인향만리(人香萬里) 사람의 향기는 만 리를 간다.
 
꽃이나 술은 옆에 있어야 향기를 느낄 수 있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나지 않아도 맡을 수 있다. <멈춘 시간 속의 그리움들>은 인간의 향기가 나는 책이다.

산에 오르고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저자의 삶이 부럽다. 보름달처럼 넉넉한 삶과 새벽을 깨우는 시골 형님의 부지런함이 풍기는 책이다.  일독(一讀)을 권한다.

멈춘 시간 속의 그리움들 표지
권순표 저자
2025. 1. 23

 

사진 3컷 추가합니다.

슬픈 영혼을 위한 작은 공간

전쟁산불지진한파사건과 사고가뭄과 홍수내란과 내전.....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이 공간에는까치가 기쁜 소식을 전해 줄 때까지 한 컷의 사진들을 날마다 추가하여 올릴 예정이다.개인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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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 사회자 송옥숙 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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