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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지추(水上之秋)
옥암천에 가을이 왔다.
수련은 잎으로 가을을 말한다.
물 위의 가을이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을은 분명 우리 곁에 왔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계속되지만 새벽에는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도 길어졌지만 가을 날씨가 변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들의 생활 패턴도 달라질 것이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여 오후 2~3시 톼근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여름방학이 길어지고 겨울방학이 짧아질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지구 온난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어쩌면 더 힘든 여름이, 그리고 혹독한 추위를 동반한 겨울이 올 수도 있다.
인간 스스로가 저지른 환경 파괴로 지구는 지금 열병을 앓고 있고, 우리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문제는 무더위에 시달리면서도 다가올 더 큰 위기를 의식하지 못하는 불감증이다.
5월 초순부터 핀 옥암천의 수련은 지금도 도도하다. 추석까지는 우아한 자태를 거뜬하게 유지할 것같다.
어제는 수련도 지쳤는지 일찍 잠이 들었다. 오후 4시에 지던 꽃이 2시에 꽃잎을 오무렸다.
옥암천에 가을이 왔다. 그 가을이 물밖으로 나와 우리들의 대지에서 마음껏 유영(游泳)하는 꿈을 꾼다.
가을아.
옥암천 수련 잎처럼 내 몸도 노랗게 물들여 다오! 땀에 절은 속옷을 죄다 벗고 네 앞에 누울 테니 내 지친 몸뚱이에 붓질이라도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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