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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다녀오던 날
영산강 강변 꽃길 순례를 마친 순간에
갈매기 네 마리가 가까이 오더니 전신주에 앉았다.
그리고는
헉헉거리며 주둥이를 벌렸다.
나는
갈매기들의 '신체적 행동'에서
그들의 언어를 읽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보지 못했던 갈매기들의 행동이다.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이제 백일홍과 무더위는 함께 가는구나.
연기학자의 직감이다.
백일홍(百日紅) 백일하(百日夏)
백일홍(百日紅) 백일서(百日暑)
매미 우는 소리가 유난히도 길다.
우리는
기후 변화에 따른 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고
배롱나무 꽃을 탓할 수는 없다.
담양 명옥헌 연못에서
배롱나무 꽃을 건져
백일홍의 향기를 함께 올린다.
백일홍(百日紅) 백일하(百日夏)
백일홍(百日紅) 백일향(百日香)
가을이 오고 있다.
영산강 강변 꽃길의 마지막 배롱나무에서
가을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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