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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무안의 인물과 사상> 학술대회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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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주룡나루

 

2024 무안학 학술대회


<무안의 인물과 사상> 학술대회에 부쳐

가을은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계절이다. 그런데 이 가을에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다. 역사 속에 숨은 ‘인간 정신의 씨앗’을 남녘 들판에 파종하는 숭고한 작업이다.
 
무안문화원은 9월 7일 무안군복합문화센터에서 '무안의 인물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문화원은 2022년 ‘한국지역학의 성과와 무안학의 과제’, 2023년 ‘야마다 만키치로와 무안분청’이라는 주제로 전국적 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했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무안과 관련된 인물들의 사상을 통해 무안의 정신을 재조명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탐색한다. 초대 무안현감 나자강(羅自康)을 필두로 곤재 정개청(鄭介淸) , 노촌 임상덕(林象德), 초의선사 장의순(意恂) , 김응문(金應文) 형제를 학술대회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전주대학교 박석무 석좌교수가 기조 강연을 한다. 나천수(호남지방문헌연구소), 나상필(한국학호남진흥원), 박관서(무안학연구소), 김봉곤(전 원광대교수) 연구자들이 발표자로 나선다. 목포대 강봉룡 교수가 좌장을 맡고 나상만(전 경기대), 박해현(초당대), 조기석(무안학연구소), 노기욱(전라남도이순신연구소) 토론자들이 등판에 나선다.
 
학술대회에서는 태종2년(1402년)에 초대 무안현감으로 부임한 나자강과 그 후손들의 입향 정신을 살펴본다. 이어 1590년 7월 기축옥사로 사사된 자산서원의 정개청과 더불어, 함께 활동했던 지식인들의 무안정신도 고찰한다.
 
노촌 임상덕의 경세치용의 사상과 그의 저서 '동사회강'의 실학적 역사관을 통해 무안에서 시작된 초기 실학사상도 규명한다. 또 왕산 출신 초의선사 장의순의 차(茶)·시·서·화의 예술세계와 정신을 살피고 선과 유학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예술적 사상도 조명한다.
 
학술대회는 마지막으로 무안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인 김응문 형제를 통해 당시 위정척사운동을 살펴보고 무안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성격도 규명할 예정이다.
 
오해균 무안문화원 원장은 "지역에서 활동하신 인물들을 고찰하고 그들의 사상 속에서 흐르는 무안의 정신을 발굴해 지역 정체성 확립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를 설명한다. 학술대회를 주최한 무안군과 한국학호남진흥원 그리고 행사를 주관한 무안문화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필자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토론자로 나선다. 토론자의 관점에서 공동으로 해당하는 한 가지 사항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학술대회에 뿌린 씨앗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것은 문화콘텐츠의 영역이며 무안군을 비롯한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일로 갈용산의 나자강 묘소 문인석

 
나자강(羅自康)과 그 후손들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기대
 
<무안 초대현감 나자강(羅自康)과
후손의 입향순속(入鄕循俗)을 통한
입향정신(入鄕精神) 고찰> 토론문
 
나상만(전 경기대 교수)
 

 2023년은 무안공(務安公) 나자강(羅自康)이 초대 무안현감으로 취임한 지 600주년이 되는 해였다. 나자강의 무안현감 도임(到任)과 그의 무안 주룡 유거(幽居)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나자강의 일로 유거는 4대손 금호(錦湖) 사침(士忱)을 비롯한 5대손 덕명(德明), 덕현(德顯), 덕신(德愼), 덕헌(德憲)의 유거로 이어지며, 호남 충효열 정신이 무안 땅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나천수 박사의 <무안 초대현감 나자강(羅自康)과 후손의 입향순속(入鄕循俗)을 통한 입향정신(入鄕精神) 고찰>을 꼼꼼하게 읽었다. 발표자는‘혈통의 DNA는 성씨의 본(本)에서 출발한다’는 전제 아래 나자강의 선조와 후손들의 계보를 고찰하면서 나자강과 그 후손들의 무안 입향정신을 탐색하고 있다.
 
역사적 기록이 실전하고 역사적 유물이 부재한 인물의 연구는 참으로 어렵다. 초대 무안현감 나자강의 역사적 기록은 많지 않다. 족보와 묘갈명 그리고 <무안읍지(務安邑誌)>가 ‘기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나자강의 무안 입향정신을 그 후손까지 확대한 발표자의 연구는 방대한 역사적 자료들을 동원하여 연구의‘학술적 가치’를 풍성하게 하고 있다.
 
발표자는 나자강과 그 후손들의 무안 입향을 파종기, 성장기, 결실기로 구분하고 있다. 파종기에서는 나자강의 무안현감 역임과 일로 주룡의 유거(幽居), 손자 나일손(逸孫)의 금강계 11현, 증손 나창((昶)의 무안 현감 역임에서 애민정신과 선비정신을 유추한다. 그리고 나자강의 증손 나질(羅晊)과 고손 사선(士愃), 사돈(士惇), 사침(士忱), 사척(士惕)의 업적을 무안 입향의 성장기로 분류, 고찰하였다.
 
나자강 후손들의 무안 입향은 4대손 금호 사침의 일로 주룡마을 유거를 필두로 그의 아들들로 이어지며 결실기를 맞이하게 된다. 3대에 걸쳐 2충(忠) 2효(孝) 4열(烈)의 위대한 정신을 승계한 나자강의 후손들은 충효열의 사표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발표자는 나자강 후손들의 DNA에서 무안정신의 인자들을 충효열, 무농안민(務農安民), 무산안국(務産安國)으로 걸러내며 소포(嘯浦)들과 일로(一老) 지명의 스토리텔링을 제안하고 있다. 지면상 두 후손(덕명, 덕헌)에게 치우친 면은 있으나 충효열 정신에 가려져 다소 소홀하게 취급되었던 덕명과 그의 애민정신이 무안정신으로 조명되고 있으며, 청(靑) 태종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덕헌의 저항정신에서 진정한 충신의 모습을 갈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자강의 후손들이 기묘사화, 기축옥사,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역사적 수난 속에서도 끝까지 놓치지 않았던 정신이 있다. 그것은 예문관제학(藝文館提學) 이서우(李瑞雨)가 금호 사침의 묘갈명에 압축했던 조상들의 가르침이다. 이것이 진정한 선비정신이고, 무안정신이 아니겠는가.
 
효로 부모님을 섬기고 (孝於事親)
청렴으로 몸을 단속하여 (廉以律身)
의로 궁핍한 자들을 구휼하니 (義施于窮乏)
가르침이 자손들에게 행해졌도다 (敎行于子孫)
 
무안시대를 연 초대 무안현감 나자강과 그의 부친 그리고 그의 후손인, 금호사(錦湖祠) 배향 인물 7인 중 다섯 명이 무안 땅 일로 주룡에 잠들어 있다. 그들의 정신과 유적이 문화콘텐츠로 재조명되고, 나주의 금사정과 동백나무, 금호사와 삼강문이 일로의 소포들과 주룡마을과 연계되어 호남 선비문화와 충효열의 정신이 무안 땅에서 만개하기를 기대한다.

나자강과 후손들의 얼이 서려있는 영산강 주룡나루
땅에 다시 핀 금사정의 동백꽃
정개청의 자산서원 표지석
정개청의 시비
자산서원 대도문
초의선사와 홍매화
삼향 왕산의 초의선사 유적지
초의선사의 초상화

가을입나다.
일요일은 쉬고 9월 2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왕산 꿈섬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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