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의 워싱턴주 여행을 마무리하고 SEA(시애틀-타코마 국제공항)에서 밤 9시 비행기로 본부인 샌디에이고로 돌아왔다. 렌트카를 빌려 숙소로 돌아오니 자정이 훨씬 지났다.
첫날은 올림픽 국립공원 해변 캠핑장, 둘째 날은 올림픽 국립 숲 호숫가 캠핑장, 마지막 날은 마운트 베이커 스노퀄미 숲의 계곡 캠핑장에서 차박을 하였다.
딸의 말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 캠핑카로 700마일을 움직였다고 한다. 물론 캠핑카 렌트 전후의 택시 탑승을 제외한 거리이다.
3박 4일의 여행 일정이 엄청 짜임새 있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여행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플랜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부녀간, 부부간에 의견 충돌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항상 충돌의 불씨를 달고 다닌 사람은 나 자신이다.
가장 큰 문제가 시각의 다름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피사체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마운트 레이니어를 휴대폰에 담는 순서나 각도에서 그 시각의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딸의 경우는 일출에 투영되는 레이니어의 얼굴에, 나는 다양한 레이니어의 숨어 있는 모습에 관심이 더 많아 행동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반사 호수에 투영된 레이니어의 모습을 보고 싶은 공통점은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일정에 쫓겨 제대로 된 풍광을 담지 못했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여행도 인생의 일부이고, 인생도 여행의 일부이다. 호수에 반사된 레이니어의 전체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여행을 통해 '가족의 호수'에 반사된 나의 모습을 조금은 볼 수 있었던 기회가 아니었던가!
새로운 직장에 근무하는 아들은 이번 여행에 함께하지 못했다.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본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해발 4,392m의 설산 레이니어의 다양한 모습을 일부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런 작품이 몇 컷 나와 다행이다. 1인 8역을 담당한 딸의 존재가 없었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버지의 역할이다. 또 그런 내 모습을 담는 일도 곤역스럽다. 그러나 내 모습을 셀카로 잡았다. 레이니어의 든든한 후광과 배경을 무기 삼아... "
두 모녀의 잔소리를 감내하며 담은 풍광이니 즐감하시길...
마운트 레이니어, 국립 올림픽 공원과 국유림 주변의 풍광 사진과 소개는 귀국 후로 이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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