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유달산에 다녀왔다.
어제 저녁,
두꺼운 외투를 다시 입을 수 없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내 몸은 바닷바람에 떨어야 했다.
우리는
노적봉에서 출발하여 유달산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매화, 동백꽃, 목련, 개나리까지는 함께 보았다.
유달산에
동백꽃 군락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거기서부터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었다.
나는
꽃이 우선이고, 아내는 또 동백꽃이냐며, 들레길을 계속해서 걸었다.
약 30분 후,
제2수원지였던 용연 근처에서 잠시 만났다가 다시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개나리 군락지를 만난 것이다. 제대로 핀 개나리꽃을 발견하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목포 바다에
노을이 지면서부터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내는
일등바위를 거쳐 조각공원까지 멀리 간 상태였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대반동 바닷가에서 아내를 만나기로 했다.
낙조대에서 몇 컷 찍고
약속장소에서 5컷을 담았다. 그리고 핸드폰의 전원은 완전히 꺼졌다.
목포 바닷바람이
그렇게 매서운 걸 처음 알았다. 배터리 떨어지기 전에 연락하지 않았다면 큰코 다칠 뻔했다.
칼바람을 맞으며,
정반대 방향의 노적봉 주차장에서 출발한 아내를 기다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꽃들은 얼마나 추울까.
외투를 가지고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들을 걸...
번거롭게 했지만
아내에게도 할 말은 있다.
내가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촬영에 집중했던 이유가 있다.
함께 핀 꽃들을 통해
'공생' 과 '공존' 의 메시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핀다'
갑자기
연극 제목이 떠오른다.
은사이신
김정옥 교수님이 연출한 작품이다.
제목이 참 좋다.
제목 자체가 한 편의 시다.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핀다.
날마다
제 블로그를 보시는 교수님!
사모님과 함께
더욱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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