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악호수에서 출발하여
오룡산을 거쳐
임성리역을 다녀왔다.
임성리역(任城里驛)은 목포시 옥암동에 있는 호남선의 철도역이다. 역명은 개역 당시 위치했던 인근 마을인 무안군 삼향면 임성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으나, 1987년에 역 일대가 목포시로 편입되어 현 소재지는 전라남도 목포시 옥암동이다.
나는 남악호수에서 촬영이 있어서, 아내가 먼저 오룡산으로 출발을 했다. 각기 다른 길로 1시간쯤 등산을 하다가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에서 합류하여 30분쯤 시간을 함께했다.
나는 그곳에서 부주산을 배경으로 낙조를 담을 예정이었다. 남악호수에 주차한 차를 옥남초등학교 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아내는 미리 하산하였다.
부주산은 우리 선조들과 인연이 깊은 산이다. 임진왜란의 공훈으로 임금으로부터 받은 땅이었다. 산 정상에서 북을 울려 북소리가 들리는 곳까지 하사받았다고 하니 그 면적을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오룡산에서 일몰까지를 기다리지 않았다. 마음이 변했다. 문득 임성리역을 가고 싶었다.
대중교통이 불편했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임성리역은 인근 중고생들의 추억과 애환이 서린 역이다. 나도 중학교 1학년 초에는 임성리역까지 걸어서 기차를 타고 목포로 통학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임성리역 옆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주일마다 동생과 유교리 집에서 걸어 이 교회를 다녔다.
약 4km의 거리를 신앙심으로 다닐 나이는 아니었다. 그때 돈으로 아버지께서 5원을 주셨다. 사거리 점방(상점)에서 3원어치 과자를 사고 각각 1원씩 주일 헌금을 했다.
당시만 해도 1원짜리 지폐가 있었다. 그때 즐겨 먹던 과자의 이름이 ‘십리’과자였다. 하얀색의 그 사탕을 입에 넣고 빨아먹으면 10리는 간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오룡산에서 임성리역까지는 약 2Km 정도의 거리였다. 목포시로 편입되었다고 하지만 역 주변은 아직도 시골이다.
오룡산에서의 멋진 낙조를 알지만 나는 왜 임성리역으로 향했을까? 시간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3월 3일
임성리역에서
나는
소년이 되었다.
3월의 첫 주말, 뜻깊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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