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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두 개의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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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인터넷에서)

여기 두 개의 불상이 있다.

하나는 문화재청 수장고에
하나는 고창 선운사 지장보궁에.

태생이 비슷하다.

하나는 고려시대 서산 부석사에서
하나는 조선시대 고창 선운사에서.

운명이 비슷하다.

하나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하나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끌려갔다.

도적이 무엇이냐.

남의 보물 강탈한 것도 불법이고
남의 보물 매수한 것도 불법이다.

모든 사물에는 불성이 있다.

부처는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모든 사물은 제 자리에 존재해야 한다.

선운사 지장보살좌상이 그의 고향 고창에 돌아와 제 자리를 잡아 빛을 발하듯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도 그의 고향 서산으로 돌아와야 한다.

임진왜란 때 도난 당한 불상의 소유권을 법의 잣대로 다시 잘랐다. 1심 판결을 뒤집고 일본 관음사로 금동상을 돌려줘야 한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서산 부석사에 안치되는 그날을 고대한다.

선운사 지장보살좌상

1936년 문화재 절도범은 일본인 2명과 공모하여 금동지장보살상을 훔쳐 거금을 받고 불상을 일본으로 불법 반출하였다. 그런데 일본으로 건너간 불상의 영험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불상을 구입한 일본인 소장가의 꿈에 지장보살상이 수시로 나타났다.

"나는 원래 전라도 고창 도솔산에 있었으니 어서 그곳으로 돌려 보내달라."

처음에는 대수롭게 않게 여겼으나 이후 병이 들고 집안이 점점 기울게 되자 불상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그러자 다른 소장자 역시 꿈에 지장보살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집안에 우환이 끊기지 않았다.

그 후에도 불상은 몇 차례에 걸쳐 소장자가 바뀌었으나 매번 같은 현상이 계속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지막 소장자가 고창경찰서에 연락하여 모셔갈 것을 의뢰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38년 11월에 선운사 스님들과 경찰들이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가서 지장보살상을 다시 가져오게 되었다.

아래의 사진은 그때의 사진이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원폭 피해를 받지 않고 제 자리를 찾아 고창 선운사에 영구 안치된 것이다.

2023년 1월 31일
선운사 지장보궁

기묘한 일이다.
대전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어떤 힘에 이끌려 고창 선운사를 찾았다.

사진을 담을수 있었던 것도,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고모님의 덕분이다.

고모님 부부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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