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월출산 천황봉을 다녀왔습니다.
눈이 내린 설산의 월출산 정상을 정복하기는 처음입니다. 비탈길의 악산은 어찌나 미끄러운지 아내는 두 번 미끄러졌습니다. 저도 내려오는 밤길에 미끄러져 마침내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등산화가 아닌 방한화를 신은 자만에 대한 경고입니다.
왼쪽 무릎이 부어올랐는데, 새벽에 일어나 보니 큰 문제는 아닌가 봅니다. 문제는 아내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이 시각까지 인기척이 없네요.
강진 월출산 경포대 가는 길에 상고대를 만났습니다. 영암군 학산면 용소리 근처입니다. 무등산 서석대의 상고대에 비교할 순 없지만 참 아름답습니다.
상고대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나무 등의 물체와 만나 형성됩니다. 사전적 의미는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내린 서리’를 말합니다. 한자어에서 유래한 우리말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고대는 습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보통 서리는 지표면에 형성되지만, 상고대는 나뭇가지나 풀에 주로 발생합니다.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호숫가나 고산지대 나뭇가지에 하얗게 얼어붙는 상고대는 환상적입니다. 안개(霧)가 얼음(氷)이 되었다고 해서 상고대를 ‘무빙(霧氷)’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나뭇가지에 눈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운 운치를 자아냅니다.
나무에 형성된 상고대를 수상(樹霜)이라 합니다. 나무(樹)에 생긴 서리(霜)라는 의미로 ‘나무서리’라고도 한답니다. 오늘은 그런 나무서리가 피어나 눈꽃을 연출한 아름다운 나무들을 몇 그루 소개하고자 합니다.
나무서리는 해가 뜨면 금방 녹아 없어집니다. 여기에 영원히 간직합니다. 아름다운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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