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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진

시와 술 그리고 눈과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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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해도 분재정원

 

"형님의 수고로움 덕분에 

새벽부터 졸시 한 편 얻었습니다.^^ "

 

어제 아침에

박관서 시인이  시 한 편을 보내왔다.

 

시인은 전북 정읍 출신이다. 블로그에서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다. 

대학을 광주에서 나왔고, 청계 월선리 예술인마을에 살면서 무안과 목포를 남녘 사람들보다도 더 사랑한다. 

 

애기동백

              박관서

 

여가 남녘이라는 그대들

 

붉디붉다는 그대들

 

휘뚝, 목이 떨어져서야 흐린 땅에서 꽃으로 벙그러지는 그대들

 

꽃잎삭 떼어 막걸리잔에 띄워놓고 보고 잡던 처자의 손가락으로 흘훌 저어 달래는 그대들

 

여수든 목포든 무안 촌구석 망운이나 현경 어름 바닷가 황량한 김발대로 머리채를 푸는 그대들

 

양재기로 얼굴을 덮어 차마 들이켜 마시며 도리없이 일찍 돌아간 벗을 떠올리는 겨울날의 그대들

 

아흐, 금세 불을 켜는 그대들

 

삼백오십만년의 동굴에서 얇은 눈을 뜨는 그대들의 마음으로 깃드는 실선의 그대들

 

허무가 나의 것인 그대들

 

여가 그대인 그대들

 

애기동백

박 시인이  겨울꽃 축제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니 좋은 일이다. 애기동백에 대한 정서적 기억이 있다. 그래서 물었더니 작년에 여수 오동도에 갔다고 한다. 함께 간 주영국 시인친구가  지난 10월에 운명했다고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주 시인에 대한 글도 신문에 기고했다. 인생의 허망함이 추운 날씨보다도 더 매섭게 가슴을 후벼온다.

 

저녁에 만나 막걸리라도 한잔할까 일정을 물어보니 4시에 광주에 간다고 한다. 송기숙 선생의 추도식 결과 모임이 있다고 해서 다음 주에 보기로 했다.  

 

지난 달에 박관서 시인의 집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안주에 찐하게 한잔했다. 첫째 날은 김우진 선생의 초혼묘를 함께 다녀온 멤버들이다. 토종닭으로 시작하여 무안 뻘낙지로 마무리하였다. 낙지를 한 접(20마리) 사오신 분은 시인의 후배로 법무사 출신인데 인터넷으로 무안의 농수산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두번 째 날은 멤버가 바뀌었다 민예총 사무총장과 시인 한 분이 초대를 받았다. 안주는 천연 섭조개와 대하를 현역 함장인 박 시인의 동생이 군산에서 공수해 왔다. 오랜만에 한우 등심도 먹었다. 낙지를 사온 분이 이틀째 참석하면서 사왔다.  그리고 내가 소고기 생고기를 사가지고 갔다.

 

첫째 날의  대화는 주로 김우진 선생과 무안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야기였다. 둘째 날은 시 낭송가인 송명완 친구를 데리고 갔다. 시 낭송은 공연예술이기 때문에 이제 시 낭송가들이 연기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스타니스랍스키는 시 낭송애 대한 많은 유산을 남기고 있다. 목포시를 시 낭송의 메카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압해도 겨울꽃 축제에도 시 낭송이 있어야 한다. 동백꽃에  대한 시가 무척 많이 있다. 내년 천사섬 겨울꽃 축제에 동백꽃 시가 낭송되는 축제가 되길 소망한다. 

 

1004섬, 애기동백에 물들다! 내년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1004섬, 시와 예술에 물들다!

 

월선리 예술인마을
토종닭과 낙지(첫날)
첫날 멤버들
토종닭 발과 머리

 

예술안마을의 한옥
산낙지
데친 낙지

 

한우 생고기(둘째 날)
섭조개
섭조개(대형 홍합)
삽겹살과 대하
한우 등심과 대하

 

섭조개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적당하게 구어진 등심(둘째 날)

 

막걸리와 동백
2022년 12월 14일

관련 블로그

 

초혼묘(招魂墓) 가던 날

며칠 전 수산(水山) 김우진(金祐鎭, 1897~1926) 선생의 초혼묘(招魂墓)를 다녀왔다. 초혼묘는 말 그대로 넋을 부르는 묘로 시신이 없는 묘를 말한다. 수산의 초혼묘는 청계 월선리에서 일로로 가는

nsang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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