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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갯쑥부쟁이꽃과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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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옥암천과 수변공원에는 들꽃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아직도 기생초와 왕고들빼기가 꽃을 피우고 있고, 이름 모를 들국화도 나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요즈음 전국 각지에서 꽃축제가 한창입니다. 대동소이. 꽃 종류만 조금 다를 뿐 비슷비슷합니다. 대단한 것 같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매력이 떨어집니다. 물량 공세로 파종한 화려한 꽃에 왠지 호감이 가지 않습니다.

가을바람을 타고 수변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꽃도 인연이 있나 봅니다. 제 시선을 사로잡는 꽃이 있었습니다. 들국화 종류인데 검색해보니 ‘갯쑥부쟁이’라고 합니다. 쑥부쟁이인데 갯가에 피는 들국화인가 봅니다.

하긴 제가 사는 옥암동은 옛날에는 썰물 때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갯가였습니다. 바닷물을 막아버린 지금도 갯쑥부쟁이가 꽃을 피우고 있다니 참으로 신기합니다. 생명력 강한 갈대만 자라는 줄 알았는데, 이런 들국화도 꽃을 피우고 있네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이 갯쑥부쟁이꽃에 벌과 나비가 찾아왔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이 나비도 저의 작업에 무척 우호적입니다. 갈매기, 토가리, 두루미, 까치, 민물가마우지, 직박구리처럼 말입니다.

꽃도 나비도 인연이 있어야 만납니다.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나 동시대의 인연들을 저버리고 아옹다옹 싸우지 마시고 꽃구경 가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없는 따뜻한 가을, 이렇게 인연을 맺은 나비와 갯쑥부쟁이꽃을 올립니다. 멋진 가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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