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광주'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십니까?
제가 연극을 공부하겠다고 결심을 했던 곳입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 혼신을 바쳐 연극을 했던 곳입니다. 그리고 또 예술감독이란 직책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던 도시입니다.
어제 광주를 다녀왔습니다.
무등산이 바라보이는 광주호 숲속, 환벽당, 충효마을, 광주호 호수생태공원을 두루 살피며 사진에 담았습니다. 모두 제가 아내와 함께 즐겨 다녔던 곳입니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입니다. 상사화(꽃무릇)도 피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대로이지만 감회가 새롭습니다. 충효마을의 왕버들이 광주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호수생태공원 뒤쪽 구절초 동산 소나무도 여전히 믿음직스럽습니다.
탱자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그렇게 색깔 좋은 탱자는 처음 봅니다. 어렸을 때 청룡마을에 있었던 우리 두 번째 집이 탱자나무로 쭉 둘려 싸여 있었습니다. 탱자가 엄청나게 열렸는데 이렇게 예쁜 색깔은 아니었습니다.
어제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5,18 묘역에도 다녀왔습니다. 묘역을 새롭게 바라보며 사진도 몇 컷 담았습니다. 바닥의 둥근 원과 색깔이 탱자와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둥글게 살아야 합니다. 둥근 지구에 사는 우리는 둥글게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어떤 편견 없이 사진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이미지나 생각이 떠오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광주정신이 많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5.18를 폄하하는 세력이 아직도 존재합니다. 5.18을 출세의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광주가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저 탱자의 색깔처럼 곱디고운 유기체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의 여명을 한 컷 함께 올립니다. 영산강 수변공원에서 담았습니다. 오늘 석양은 참으로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시간 되세요!
'백잠일기(栢蠶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빨강도 좋다 (0) | 2022.09.27 |
---|---|
9월 22일, 영산강 끝자락에서 (0) | 2022.09.22 |
매처구자(梅妻鷗子)의 꿈 (0) | 2022.09.15 |
비내리는 날 갈매기와 놀다 (0) | 2022.09.14 |
아들아, 딸아 둥근 달 보낸다 (0) | 2022.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