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안개가 많은 날이었다. 안개가 많은 날은 보통 일출이 아름답다. 안개가 필터 역할을 하여 태양이 참으로 예쁘게 떠올라 그 색깔이 정말 곱다.
그걸 기대하고 아내와 함께 주룡나루로 갔다. 아내를 대동하고 새벽에 주룡나루에 간 경우는 처음이다. 그런데 그 곱디고운 태양은 떠오르지 않았다. 안개뿐만이 아니라 구름이 많이 낀 날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어느 시점에 태양이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새벽에 올린 블로그에 오자가 많았다. 그걸 수정하기 위해선 컴퓨터로 작업을 해야 한다.
아내의 제안으로 나는 영산강 하구언 아래 바닷가로 향했고, 아내는 집으로 돌아가 블로그 수정 작업을 했다. 내가 바닷가에 도착한 시각은 아마도 7시쯤이었을 것이다.
어제 그 바닷가에서 담은 사진을 골라 오늘 블로그에 올린다. 태풍이 지난 간 후의 아침 모습이 고요했다. 문득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표현이 떠올랐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P.L.Lowell 1855. 3. 13 ~ 1916. 11. 12) 이 처음 사용했다. 그가 쓴 책의 제목이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Choson, the Land of the Morning Calm)》였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길어진다. 언젠가 언급해야 할 사람이 로웰이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이다. 기회가 있을 것이다. 나는 단지 그 제목이 말하는 그 ‘고요’를 느끼며, 나만의 그 아침을 만끽하고 있었다.
나라가 시끄러운 탓일까? 요즈음 아침이 좋다. 나는 고요한 아침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