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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올린 ‘올돌목의 낙조’에서 이렇게 썼었습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봉수산 매화의 꽃봉오리가 말을 걸어옵니다. 새 생명을 잉태하는 어머니의 산고(産苦)처럼 매화도 개화(開花)의 고통이 있나 봅니다.
날이 밝아지면 봉수산으로 가렵니다. 담장 밖에서라도 산모의 상태를 잠시 보고 오렵니다. 꽃망울 처음 터지는 그 순간을 멀리서나마 보고 싶습니다. 새벽을 가르는 첫울음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새벽에 봉수산으로 가지 않고 영암 삼호읍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어떤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개 자욱한 영산강 강가에서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마음은 봉수산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꾹꾹 참고 영산강 가마우지와 오전을 함께 보냈습니다,
3시쯤 태양이 잠깐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5분도 되지 않아 태양은 구름 속에 숨었습니다. 하루종일 태양이 없는 하늘이었습니다.
4시쯤 목욕 재계(沐浴齋戒)하고 봉수산 초의선사 탄생지로 향했습니다. 오늘 태양이 숨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마침내 봉수산 일지암 앞에서 홍매화의 탄생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긴 산고 끝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나온 새 생명입니다. 예쁜 홍매화입니다.
임인년(壬寅年) 갓 태어난 봉수산 홍매화의 근엄한 자태를 구경하시기 바랍니다. 꽃만 보시지 마시고 향기도 맡으세요. 군자의 꽃입니다.
초의, 다산, 추사, 소치가 그리도 좋아하던 매화의 향기가 봉수산 자락에 널리 피어나길 기대합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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