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불금'이다.
불타는 금요일
불타는 유달산을 소환한다.
2022년 8월 31일에
삼학도에서 촬영한 유달산의 석양이다.
이 사진을 촬영했던
100년 전 여름(1922년 8월)
윤심덕이 목포에 왔었다.
김우진의 초청으로
이화학당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여동생 성덕과
연희전문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남동생 기성과 함께.
유달산 기슭
김우진의 대저택에서 가족음악회가 개최되었다.
윤심덕 3남매는
99칸 만석꾼의 집에 놀랐고
상다리가 부러지는 진수성찬에 넋이 나갔다.
그러나
윤심덕이 정말 놀란 것은
다른 것에 있었다.
그렇게
부잣집의 장남이면서도
도쿄에서 검소한 생활을 한 우진의 사람됨과 겸손함에
심덕은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진과 심덕 일행은
통통배를 타고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삼학도에 들렀다.
삼학도에서
바라보는 유달산의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우진과 심덕이
자귀나무 꽃과 유달산의 석양을
보았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연극 <100년의 침묵>에서
우진과 심덕에게
유달산의 석양을 보여주고 싶다.



생시에
유달산의 석양을
삼학도에서 보았다면
심덕은 '사의 찬미'를 부르며
현해탄에서
바닷물에 뛰어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만
되었다면
"한국의 연극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필자는
30년 전
박사학위논문에 그렇게 썼었다.
지금도
변함 없는 확신이다.

이 황홀한 광경을
심덕이
그때 보았어야 하는 건데...
저승으로 다시 가는
심덕과 우진이
저 석양을 보며
'생(生)의 찬미'를 부른다.
요즘
나는
<100년의 침묵> 속에 살고 있다.
유달산 기슭에
저녁놀이 깃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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