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잠일기(栢蠶日記)

위로 받기 위하여

728x90

그때는
기뻐서
그 바닷가에 다녀왔다

오늘은
위로 받기 위해서
그 바닷가에 가야겠다.

다시
기쁜 날을 위하여
그 바닷가를 몇 컷 숨긴다.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먹었다.

장흥 한승원 문학산책길에서

오늘 늦은 저녁
한강 작가가 작은 선물을 받는다.

그 선물이
그녀의 시 한 줄이
그녀의 아버지가 바라보았던 그 바닷가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남아있다.

위로 받기 위하여
우리는
숨을 쉬어야 한다.

2024. 10. 12
728x90

'백잠일기(栢蠶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여겨보면 詩가 보인다  (0) 2024.12.06
어디로 가는가  (0) 2024.12.03
겨울이 왔네요  (10) 2024.11.06
천국에서 만수를 누리소서  (0) 2024.10.15
한글날에  (5)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