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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튜드가 있는 미술관

도솔암에서 도솔가를 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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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가(兜率歌)
 
오늘 이에 산화(散花) 불러
솟아나게 한 꽃아 너는,
곧은 마음에 명(命)에 부리워져
미륵좌주(彌勒座主) 뫼셔 나립(羅立)하라.
 
- 월명사(月明師) -

 

 

달마산의 도솔암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선경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도솔천으로 표현하였다.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도솔천(兜率天, Tuṣita)은 욕계 육천(欲界六天)의 넷째 하늘로 수미산(須彌山, Sumeru mountain)의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고대 인도의 거리 단위, yojana) 되는 곳에 있다.
 
도솔천은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이 있는데 내원은 내원궁(內院宮)이라고도 하며, 석가모니가 남섬부주(南贍部洲, 인간세계)에 내려오기 전에 머물던 곳으로, 현재는 미륵보살이 지상에 내려갈 때를 기다리며 머무르고 있는 곳이다.
 
도솔천의 외원은 천인(天人)들이 모여 행복과 즐거움을 누리는 곳이다. 덕업을 쌓고 불심이 깊은 사람만이 죽어서 도솔천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정리하면 도솔천의 내원은 미륵보살의 정토이며 외원은 천계 재중이 환락하는 장소이다. 그리하여 문학에서는 정신적 이상향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제 <도솔가>로 넘어간다. 알고 읊어야 낭송이다. 내용도 모르고 '혀'로 시를 외우는 사람들이 많다. 시 낭송은 5각을 동원하여 '온몸'으로 읊어야 한다. 
 
신라 경덕왕 19년 4월에 두 해가 나타나 10여 일간 사라지지 않는 변괴가 일어났다. 일관(日官)이 인연 있는 스님을 청해서 산화(散花) 공덕(功德)을 지어야 해의 괴변을 물리칠 수 있다고 아뢰었다.
 
이에 왕이 단()을 만들고 행차하여 인연 있는 중을 기다렸는데, 그때 마침 월명사(月明師)가 지나가고 있었다. 왕이 그를 불러 단을 열고 계(啓)를 짓게 했다. 월명사가 <도솔가>를 지어 부르고 얼마 되지 않아 해의 괴변이 사라졌다.
 
합리적 사고로는 하늘에 해가 둘 나타나는 것을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두 해가 함께 나타났다.”는 것은 사실의 기록이 아니며, 우회적 표현이다. 하늘의 두 해 중 하나는 현재의 왕에 도전할 세력의 출현이며, 이러한 세력의 출현은 혼돈을 빚고, 그래서 이 혼돈을 조정할 행위가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결론으로, 왕권에 도전하려는 세력들에 의한 사회적 혼란을 조정하기 위하여 행해진 의식이 산화(散花) 공덕이고, 이 의식에서 불린 노래가 <도솔가>이다. 도솔가는 '미륵신앙을 통한 나라와 백성의 안정'을 노래한 향가이다. 꽃(너)을 의인화하여 화자의 염원을 알리고 명령법을 사용해 화자의 소망을 제시하고 있다.

 

 

 

 

 

 

 

 

 

 

 

 

 

 

 

 

달마산 도솔암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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