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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천사의 나팔 보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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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나팔

연극 연습에 들어가면 휴일이 없다. 어제 연극 <창포만에 뜨는 달>의 주인공 무안 동학 대접주 배상옥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청천사(淸川祠)에 다녀왔다.

무안 동학의 집강소로 알려진 청천재에서 낭독공연도 있었다. 공연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낭독회에 가깝다.

청천사 안에 있는 청천재(淸川齋)는 달성 배씨들의 제각이다. 대원군 시절에 훼철된 양반들의 제각이 동학의 집강소(執綱所)였다니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집강소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1894년 6월 폐정개혁의 실시를 약속받은 농민군은 해산하였으나 정부가 폐정개혁을 외면하자 농민군은 스스로 폐정개혁을 시행하기 위해 산발적으로 집강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전라도 전역에 집강소가 설치되면서 동학교도가 각 고을의 집강이 되어 지방의 치안과 행정을 담당하였으며 호위군을 두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였다.

 

무안 동학의 집강소가 배상옥의 탄생지 대양리 부근이라는 설도 있다. 무안 동학 집강소의 정확한 위치는 향토사학자들에게 맡긴다.  다만 대원군이 동학에 우호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훼철된 청천재를 중심으로  동학 활동이 이루어진 것만은 확실하다.

지금 연극 연습은 등장인물의 외면적 생활을 탐구하는 단계다. 등장인물의 정신생활을 찾아가면서 주인공 배상옥의 이야기를 다시 꺼낼 예정이다.

청천사 내삼문
무안군 청계면 장부다리에서

연습이 끝나고 청천사 근처 장부다리의 뷔페식당에서 배우들과 식사를 했다.  만 원짜리 한식 뷔페에 병어회가 나왔다.

그 식당 앞에서 '천사의 나팔'을 만났다. 그렇게 많이 핀 천사의 나팔을 처음 본다.

고개를 숙이며 피는 꽃이 천사의 나팔이다. 비슷한데, 고개를 하늘로 들고 피는 꽃은 '악마의 나팔'로 불린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동학의 연구와 재평가가 봇물처럼 이루어지고 있다. 고개를 숙이고 피는 꽃이 애처롭기보다는 당당하게 보인다.

청천재에서 묵념하는 극단 '뻘'' 단원들

 

희곡 '청포만에 뜨는 달' 낭독

 

배우들의 낭독

 

청천사

 

 

청천사는 1683년(숙종 9년) 무열공 배현경, 율헌 배균, 증암 배회의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건립한 것으로 1803년(순조 4년)에 향내유림의 발의로 향현사가 되었다. 1846년(헌종 12)에 한 차례 중수된 후 서원훼철령(1868)에 의하여 훼철되었다. 그 후 1893년에 청천사유허비가 건립되었으며 1899년 단을 세우게 되었다.
 
1917년 청천사유허비각을 중수한 후 1946년 향내유림의 발의로 옛터에 중수하였다. 중건 시 달성군 배운용, 금헌 배정지, 정절공 배극렴, 희암 배명 등이 추배되었고, 2007년 청절당 배상옥(동학농민운동 무안지역 의병장)을 추배하였다.

청천사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집강소로 이용되었다는 설이 있다. 무안군은
청천사를 2009년 4월 16일 향토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하였다.

 

 

배우들과 헤어진 후, 근처 월선리 예술인촌에 사는 박관서 시인을 만났다. 동학과 시낭송 이야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한잔하였다.

돌아와 밀린 카톡을 정리하였다. 기사가 하나 또 실렸다.  시낭송 교육의 중요성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여기에 링크해 올린다.

 

 

나상만 전 경기대 교수의 '스타니스랍스키 시낭송 교실'

[수원=뉴시스] 이준구 기자 = 연극에서 러시아의 스타니스랍스키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국내에서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가장 많이 연구한 권위자 나상만 전 경기대학교 연기학과

v.daum.net

 

202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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