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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붉은 달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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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암천 천변에서

 

달이 점점 살이 오르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그 누구도 시간을 이길 수 없습니다.

복날인 어제, 저녁을 먹고 영산강 끝자락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수변공원의 정자에 앉아 달 구경에 빠졌습니다.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가 들려옵니다. 갈대가 흔들거릴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모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오랜만에 맛보는 한여름 밤의 상쾌함입니다.

반달보다 조금 큰 달입니다. 날마다 더 붉어지는 느낌입니다.  이 분위기를 블로그에 담고 싶은데,  '광복절'이 마음에 걸립니다.

나라가 또 시끄럽습니다.  이제는 희망도 기대도 없습니다. 오직 현실에 충실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이 땅의 진정한 애국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전망 좋은 이곳은 달을 더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혼재합니다.

실내는 아직도 열대야입니다. 창문을 열어도 강바람은 후지근하게 불어옵니다.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하나요.

월몰(月沒)을 지켜보았습니다. 자정이 조금 지나 붉게 물든 달은 허공에서 산화하듯 사라집니다. 그 붉은 달이 말합니다. 마치 유언을 하듯이.
 

지구가 위험하다.
더 위험한 건 지구가 시끄럽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하늘이나 땅에서
지구를, 나라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  광복절 아침에

2024. 8. 14, 19:43
영산강 강가에서
2024. 8. 14, 23:11
전망 좋은 방에서

 

'붉은 달'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산화한 분들의 영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2024. 8. 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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