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를 바쁘게 보냈다. 일이 없으면 더 바쁘다. 그게 인생이다.
피로와 피곤이 누적된 모양이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사진은 자정쯤에 미리 올렸었고, 글은 아침에 쓴다.
처음부터 글 대신 사진만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영상일기'란 제목을 달았다.
사진이 일기를 대신할 수 있을까. 내 내면의 깊은 생각까지 다 드러낼 수는 없지만 무엇을 했다는 것쯤은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공개할 가치가 있는가. 블로그에 올린 만한 뭔가가 있는가. 정리해 보니 시진으로도 나름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늦잠의 근원은 '우주쇼'에 있었다. 그날 뜬눈으로 새벽을 맞이한 나는 곧바로 영산강 끝자락으로 갔다. 오늘의 일출 사진은 그렇게 나왔고, 어제의 블로그는 그렇게 영산강 끝자락에서 카톡으로 송출되었던 것이다.
더위를 피해 월출산 계곡을 찾았다. 계곡은 강진쪽이 영암 방면보다 더 좋다. 그래서 월출산 금릉 경포대 계곡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이 대목에서 할 말이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영상일기의 취지에 맞춰 진도를 나간다. 다음 이동 코스를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돌아오는 길에 영암 독천에 들러 막걸리 한잔을 마셨다. 그 다음 나불도를 방문하였다. 눈 뜨면 보이는 곳인데도 미국에서 돌아와 처음이다.
나불도에서 영산강을 보아야 강의 크기와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남악의 아파트가 영산강을 품에 안으로 점점 일로를 향해 뻗어가고 있다.
나불도에서 연꽃을 처음 본다. 연못 주변에 창포만 있었는데, 연을 식재하니 나불도의 여름이 풍성해진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주위를 풍성해지게 만드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월출산의 다람쥐처럼, 나불도에 핀 연꽃처럼.
블로그 전송이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오랜만에 단잠을 잤다. 해가 뜰 때까지 잠에 빠진 것이다.
글이 길다면 사진만 감상하시면 된다. 결정도 느낌도 그대의 몫이다. 그대는 행복한 사람이다. 늦잠을 잘 수 있으니...
말복(末伏)이다. 인간의 건강을 위해 생명을 바치는 닭들은 참으로 고귀한 존재들이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불공평하다. 지구가 공평한 적이 있었던가. 그것을 알고 있는지 무심한 태양은 속절없이 지구를 달구고 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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