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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보기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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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aloch Campground A Rd, Forks, WC


아름다운 석양을 만나는 일은 행운이다. 석양이 바닷가에서 펼쳐진다면 더욱 행복한 일이다.

사랑하는 두 연인이  칼라록 해변에서  저녁 노을을 지키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붉은 노을과  잔잔한 바다 그리고 모래사장만 존재하는 칼라록 해변에 두 연인만 남았다.

"내가 당신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 당신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실루엣으로 촬영해도 되겠느냐?"

그렇게 부탁하려다 생각을 바꿨다.  촬영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자연스러움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연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두 연인의 아름다운 모습를 그들 모르게 담게 되었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만나면 연출가의 작업이 편해진다.  좋은 배우는 '보여 주려고 하는 연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

삶 그 자체가,  생활 그 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연기다. 그래서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자연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예술이다."


칼라록 해변의 아름다움이 눈부시다. 석양을 관조하며 사랑을 나누는 두 연인의 '연기'가  참으로 보기 좋다.


배우들이여!
거짓 연기를 하지 말라.

저 연인들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석양을 바라보라!


꼭 배우들에게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도 통용되는 인생 철학이다.


보여주려고 하지 마소. 당신 그 자체를 보여다오.
나는 자연인 당신이 그립소.

- 제헌절 새벽에 -

 

 

 

 

 

 

 

 

 

 

 

 

2024. 7. 8(현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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