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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의 노래

초승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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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이기철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글썽이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모르는 사람이다
 
초승달의 여린 눈썹을 제 눈썹에 갖다 대보지 않은
사람은

슬픔을 모르는 사람이다
 
새 날아간 저녁 하늘에 언뜻
쉼표 몇 개가 떠 있다
 
아마도 누구에겐가로 가서
그의 가슴을 비수로 찌르고야 말
초승달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마음 죄지 않는 사람은
인생을 수놓아보지 않은 사람이다
 
건드리면 깨진 종소리가 날 것 같은
초승달
 
초승달을 바라보면서도 눈시울 뜨거워지지 않는
사람은

기다림으로 하루를 수놓아 보지 않은 사람이다.
 

남녘에서

 
초저녁 초승달을 보고서야
어제가
음력 2월 2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요즘
시를 자주 올린다.

세상의 말투가 날로 거칠어지고
인간의 심성이 메말라가고 있다.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들이
자연의 아름다운 화어(畵語)들이

우리들의 가슴에서
출렁거렸으면 좋겠다.

2024. 3. 12 초저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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