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따르면
일출과 일몰을 하루에 다 볼 수 있는 날은 흔하지 않다.
보게 되더라도
일출이 좋으면 일몰이 신통치 않고
일몰이 괜찮은 날은
그날 일출이 별로였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
더구나
요즘은 좀처럼 일출을 보기 어렵다.
어제는
특이하게도 아침까지 눈이 내렸는데, 그 눈보라를 뚫고 예쁜 해가 그 자태를 드러냈다.
좋은 일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눈밭을 배경으로 석양을 담을 수 있었으니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새벽에
하늘을 염탐(?)하려고 밖으로 나왔다가 눈밭에서 비둘기 한 마리를 발견하였다.
비둘기는
미동도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집으로
다시 들어가 비닐장갑 하나와 빈 박스를 들고 나왔다.
다행히
비둘기는 그대로 있었다.
눈밭의 비둘기를
몇 컷 대강 찍었다.
그리고
비닐장갑을 끼고 비둘기를 잡아 박스에 넣었다.
조류 독감이
걱정이 되어 실내로 옮기지 않고 쓰레기 수거장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눈과 바람은 피했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야생 고양이였다.
그래서
자주 들러 비둘기의 상태를 점검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둘기는 생기를 되찾고 있었다.
아침에
우연하게 창밖을 내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눈보라 속에
예쁜 풍선 하나가 공중에 떠있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경우도 있구나.
비둘기의 기도가
폭설과 한파 속에 태양을 부르는구나.
커톡을
다 보내지도 못하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처럼...
무릎까지
빠지는 눈속을....
오직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비둘기 부리에
하얀 하트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생명'이라 말하고
비둘기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백잠일기(栢蠶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묘년 14경 (2) | 2023.12.29 |
---|---|
성탄절 선물 (0) | 2023.12.25 |
어제와 어느날 (2) | 2023.12.10 |
영산강은 지금 몇 시인가? (0) | 2023.11.28 |
11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0) | 202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