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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시제가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기에 사진을 미리 올린다.
글은
새벽에 올릴 예정이다.
평온한
밤을 기원한다.
지난번
서울에 올라갈 때
대천휴게소에서
잠시 쉬며 옆길로 빠져나왔다.
논둑에
예쁜 나팔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나팔꽃
한 줄기가 감나무를 휘감아 올라
가을 타는
외로운 감을 위로해 주고 있었다.
까치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난다.
감나무를 보면
아버지가 떠오른다.
금호사 주차장에서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를 보았다.
금호사 주차장에서
주렁주렁 걸린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금봉공 시젯날
대안리 삼강문에 가면서
봉황면
어떤 식당 앞에서
이번에는
정말로 '아버지'를 보았다.
처음엔
배가 붉은 새인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까치와 까치밥이다.
봉황면에도
아버지가 계셨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지(大地>의 작가 펄 벅(Pearl S. Buck)여사가
까치밥을 보고서
한국인의 심성을 극찬했다.
왕릉보다도
그 어떤 경주의 유적보다도
'한 송이'의 까치밥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늦가을
대나무로 감을 따면서
아버지는
항상 꼭대기 가지의 감을 남겨두셨다.
추운 겨울 날
까치의 먹잇감은 많지 않다.
붉게 익은 홍시가
까치의 밥이다.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까치밥'을 남겨두셨다.
감나무
사라진 그 자리에
까치밥 대신
커피가 열렸구나.
아버지 가시던
그 길 따라
오늘은
태뫼와 과동 산소에 가는 날이다.
까치야
금파공 할아버지와 두 아드님을 뵈러 가는 길
함께
가지 않겠느냐?
2023. 11. 19
새벽
홍시를 보면
아버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까치밥은
내 인생의 등불이다.
어제까지
비가 내리더니 거짓말처럼 동이 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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