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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초의선사 유적지와
오승우미술관을 다녀왔다.
둘 다
방문객은 많지 않다.
전날은
카페로 변한
유교리 시골집을 다녀왔다.
카페 '유교'의 손님이
유적지와 미술관 손님을
합한 수보다 더 많다.
용호백로정에서
마음을 다스리며
선사의 시 '귀고향(歸故鄕)'을 되뇌인다.
이곳에서
시를 낭송할 때가 되었다.
초의선사와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의 역사적 만남이
곧 이루어지리라.
1843년
초의선사가
40여 년만에 고향을 찾아
집은 허물어지고
잡초만 무성한 부모의 무덤을 보며
다음의 시를 눈물로 지었다.
歸故鄕 (귀고향)
고향에 돌아오니
遠別鄕關四十秋
멀리 고향 땅을 떠나 사십여 년만에
歸來不覺雪盈頭
희어진 머리를 깨닫지 못하고 돌아왔네
新基草沒家安在
새터는 풀에 묻혀 있으나 옛집은 그대로고
古墓苔荒履跡愁
무덤은 이끼만 끼어 걸음마다 수심에 차네
心死恨從何處起
마음 비운 지 오래인데 한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血乾淚亦不能流
피가 말라 눈물마저 흐르지 않는구나
孤丈更欲隨雲去
지팡이에 의지한 외로운 중 다시 구름 따라 떠나노니
已矣人生愧首邱
아서라
수구(首邱) 인생이라는 말이 참으로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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