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지금 실의에 빠져있다. 영혼이 탈탈 털리는 멘탈 붕괴상태다. 이름하여 ‘멘붕’에 빠졌다.
정치권은 무기력하다. 언론은 혼란만 더 부채질하고 있다. 덩달아 여기저기서 SNS를 통해 가짜뉴스와 억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모두가 죄인이 된 느낌이다.
이태원 골목길 참사 관련 영상ㆍ사진이 무차별적으로 공유되는 가운데 피해자와 유가족, 온 국민의 트라우마가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인명피해가 큰 참사로 인해 국민들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 라며 참사로 인한 추가적인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시대에 예술의 기능과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참사 이후, 조심스럽게 블로그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지나친 조심으로 인하여 나 또한 국민적 트라우마를 조성시키는 일에 가담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한 의문으로 나름의 고심을 해왔다.
애도의 마음엔 변함이 있을 수 없다. 우리의 소중한 아들과 딸이며 조카일 수도 있다. 못다 핀 젊은이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과 슬픔을 함께한다.
문제는 온 국민이 심각한 무기력과 허탈감에 빠져있고, 온 국민이 이태원 골목길에 갇혀 불안과 좌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우리는 이태원 골목길을 벗어나야 한다.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나가자. 탁 트인 어떤 곳이라도 좋다. 자연이 주는 시원한 산소를 마시면서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고 산과 들을 걸어야 할 시기다.
오늘 작품은 참사 이후 며칠 사이에 촬영한 사진들이다. 영암의 월출산과 어제와 오늘 새벽 영산강 끝자락에서 담은 것들이다. 아침에 올린 사진이 목포 바다였으니 산, 강 그리고 바다 모두를 담은 셈이다.
'예술치유'라는 학문이 있다. 연극에서도 '연극치유(Theatre Therapy)'라는 전공이 있다. 연극을 통해 인간을 치유하는 학문이다. 오늘 작품을 통해 나는 "포토 테라피(사진치유,Photo Therapy)"를 선언한다. 사진을 통해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사진들이 골목길에 갇혀있는 여러분의 의식과 감각을 일깨워 주었으면 좋겠다. 이 작은 작품들이 여러분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었으면 좋겠다. 이 작은 사진들이 한 호흡의 산소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 월출산 천황봉 정상에 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못다 올린 사진은 차후를 기약합니다.
소망하는 꿈, 성취하시는 11월 되세요!
감상 포인트: 세 그룹의 사진에 새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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